[미디어펜=이서영 기자] 미국이 금리인상에 나서면 외국인 투자자본이 한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6일 현대경제연구원 홍준표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 - 한국 금융시장, 큰 문제없다'라는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홍 위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네 가지 측면에서 예측했다.

먼저 외국인 투자자본의 유출은 제한적이거나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홍 위원의 분석이다.

홍 위원은 "국내 외환건전성은 과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때보다 건전해져 외환위기 우려가 큰 신흥국과 차별화된다"며 "한국 금리 수준은 유사한 신용등급(A등급) 국가보다 높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 투자자본이 제한적으로 유출된다면 부진한 국내 경기를 고려할 때 국내 기준금리가 빠르게 인상될 가능성은 낮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한국의 기준금리가 즉시 동반 인상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위원은 원/달러 환율 추이에 대해서는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유로존과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인한 유로화·엔화 약세를 고려하면 달러화 강세는 과거와 달리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으로 인한 미국 경기 회복세의 약화와 글로벌 투자자금의 유입 가능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시장에는 영향이 적겠지만 수출 부문에선 이전에 미국 기준금리가 오를 때보다 부진해지는 쪽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그는 예측했다.

홍 위원은 "과거와 달리 중국 경기가 둔화돼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며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 경기가 나빠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이 연쇄적으로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내 경제 펀더멘털은 과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당시보다 양호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급격히 확대되거나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금융시장의 과도한 불안감을 방지하고 국내 거시 경제 건전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율 변동성을 모니터링해 원화가치의 급락을 방지하고 수출기업에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환변동 보험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에 따른 금융위기가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통화스와프 확대 같은 공조체제 구축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