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고성능차 개발 방향 첫 공개…쌍용차 '티볼리 롱보디' 첫선

[미디어펜=김태우기자]자동차 기술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열리는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국내 완성차 3사의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알려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가 15일(현지시간) 화려한 막을 올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고성능차 개발 방향과 기술력, 주력 신차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을 깔았다.

   
▲ 현대차가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세계에 처음으로 알린 N의 집합체 RM-15/미디어펜

현대차는 이날 모터쇼 행사장 6관에서 고성능 브랜드 'N'의 개발 방향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전 세계 기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성능 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자사가 가진 디자인·품질·제품가치에 '성능'과 '운전의 즐거움'까지 더한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말 현대차에 합류해 고성능차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그동안 모터스포츠 참가로 쌓은 기술력을 토대로 모든 운전자들이 운전의 재미를 느끼고 현대차의 팬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고성능차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N은 현대차 연구개발의 중심인 '남양연구소'와 극한의 차량 레이싱 코스이자 현대차 주행성능 테스트센터가 있는 독일 '뉘르부르크링'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브랜드 개발 방향성과 함께 공개한 N 로고는 급커브가 연속해서 이어지는 레이스트랙의 형상을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브랜드 슬로건은 '엔게이지드(Ngaged)'로, 차와 운전자가 혼연일체가 되는 순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브랜드 N이 개발되면 BMW의 'M', 벤츠의 '메르세데스-AMG' 등 글로벌 메이커의 고성능차들과 세계 시장에서 격돌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터쇼 행사장의 현대차 부스에는 별도의 고성능존을 마련해 차세대 i20 랠리카와 벨로스터 기반의 고성능 콘셉트카 RM15, 독일 24시 뉘르부르크링 내구레이스(VLN)에 참가한 i30 터보 모델을 함께 전시해 고성능 브랜드 N 개발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유럽형 소형 크로스오버차량(CUV)인 'i20 액티브'와 프리미엄 쿠페 콘셉트카인 '비전 G'를 비롯해 총 18대의 차량을 전시했다.

기아차는 소형 SUV 스포티지 새 모델을 비롯해 총 20대의 차량을 선보였다.

특히 신형 스포티지는 모터쇼 기아차관(9관)의 메인 무대를 장식했다. 내년 초 유럽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인 신형 스포티지는 2010년 출시된 스포티지R 모델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후속 신차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강력한 주행성능, 동급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탁월한 편의성을 갖춘 SUV라는 게 기아차 측 설명이다.

기아차는 스포티지와 함께 지난 7월 국내 출시한 2세대 K5 신차도 IAA를 통해 유럽 시장에 선보였다.

특히 기아차는 신형 K5의 디젤 모델을 앞세워 디젤 승용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을 적극적으로 파고든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이번에는 다른 일정으로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 쌍용자동차가 프랑크푸르트모터쇼를 통해 유럽시장에 티볼리 디젤 모델을 출시했으며, 내년 초 출시를 앞둔 티볼리 롱보디의 양산형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고 15일 밝혔다. 최종식 대표이사가 첫 선을 보인 콘셉트카 XLV-Air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쌍용자동차

쌍용차도 내년에 출시하는 티볼리 롱바디 모델의 양산형 콘셉트카 'XLV-Air'와 정통 SUV 콘셉트카 'XAV-어드벤쳐'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쌍용차는 전시 주제를 '티볼리의 진화'로 정하고 가솔린 모델 외에 이번 모터쇼를 통해 유럽 시장에 출시하게 된 티볼리 디젤 모델 등을 전시장 무대에 올렸다.

쌍용차는 모든 차종에서 디젤 모델의 선호도가 높은 유럽에서 티볼리 디젤이 공식 출시됨에 따라 현지 시장에서 티볼리 판매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소형 SUV인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은 기존 모델을 기반으로 전장과 전고를 확대함으로써 동급 최대의 적재공간을 제공해 활용성이 대폭 향상된다고 쌍용차는 설명했다.

한편 르노삼성은 글로벌 메이커 르노가 이날 처음 공개한 신차 '탈리스만'을 내년에 국내에서 생산해 출시할 계획이다.

'행운을 가져다주는 부적'이라는 의미의 탈리스만은 전장이나 전폭, 전고가 르노삼성의 SM5와 비슷하지만, 앞뒤 차축 간 거리(휠베이스)는 SM7와 같은 2.81m로 더 길어 실내와 적재공간이 SM5보다 넓다.

탈리스만은 올해 말에 유럽에 먼저 출시된다. 르노삼성은 내년 상반기에 부산공장에서 탈리스만을 생산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의 모터쇼인 IAA는 이날 전 세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인 미디어데이 행사를 시작으로 27일까지 열린다. 66회째인 이번 모터쇼에는 현대·기아차, 쌍용차 외에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를 포함, 전 세계 39개국에서 1103개 완성차 및 부품업체가 참가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차량(월드 프리미어)만 210대로 사상 최대라고 주최 측인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