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파업가결·금호타이어 최장 파업단행…노사 갈등 깊어만

[미디어펜=김태우기자]풍성해야 할 한가위를 앞두고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파업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며 업계의 노조 강경대응에 산업발전저해와 지역경제, 하청업체들의 숨통을 조이며 노동개혁의 절실함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 난항을 이유로 파업을 결의한 데이어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0%이상의 찬성을 얻었다.

   
▲ 기아차, 파업가결·금호타이어 최장 파업단행…노사 갈등 깊어만/연합뉴스

이에 기아차 마저도 파업수순을 밝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고 이런 문제는 앞선 금호타이어 등 자동차 관련업계의 강성노조들의 만행으로 지역경제 뿐 아니라 관련 하청업체들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어 좋지 않은 시선이 지배적이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10일 소하리공장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11일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다. 기아차 사측과 노조는 지난 9일까지 8차 본교섭을 거치며 추석 전 타결을 꾀했지만 이렇다 할 합의 점을 찾지 못하자 이번에 노조가 쟁의를 결의한 것이다.

이런 현대차 그룹의 문제와 함께 최근 노조의 파업에 대해 회사폐쇄라는 뼈아픈 결정을 한 금호타이어도 문제다.

금호타이어노조의 전면파업에 맞서 사측이 지난 6일 직장퍠쇄 결정으로 현재가지 12일 쩨 회사가 정지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금호타이어는 노조의 전면파업에 맞서 2009년 8월과 2011년 3월 직장폐쇄를 했지만 기간은 각각 1주일을 넘지 않았지만 이번엔 그보다 훨씬 긴 기간 폐쇄가 진행되고 있다.

노사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면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회사는 그동안 발생한 매출 손실이 13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했다.

‘무노동 무임금’원칙에 따라 근로자들이 받지 못하게 된 임금도 1인당 평균 360만원을 넘어섰다. 근무와 연동하지 않는 일부 수당을 빼고는 파업 기간 임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게 사측의 방침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노조는 파업을 이어가면서 요구사항과 수위가 계속 상향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가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가장 큰 이유는 기본급 인상분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노조는 8.3% 정률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 제시안(정액 970원 인상, 약 1.8%)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 믿었던 기업노조마저 파업 가결…극으로 치닫는 노조 만행/미디어펜DB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때는 임금피크제를 걸고 넘어졌다. 사측은 57세인 정년을 법적 정년보다 1년 많은 61세로 연장하면서 매년 10%씩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제안했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보전 성격으로 300만원의 일시금도 약속했다. 그러나 노조는 ‘절대 불가’를 주장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기본적으로 협상의 자세자체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보다는 괜찮은 상황이긴 하지만 기아차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갈 경우 4년 연속 파업을 벌이는 셈으로 해마다 악순환의 반복이 이어지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거론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15만9900원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제시안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졸속안이며 대승적으로 결단해 추가 안을 내라"고 촉구했다.

현대차그룹과 금호타이어의 문제는 국내 완성차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경영 환경이 예년과 달리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맏형격인 현대차의 올 상반기 실적은 매출 43조7644억원, 영업이익 3조33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4%와 17.1% 줄었다. 당기순익은 3조773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8%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241만5777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33만5364대를 판매했다. 해외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어든 208만413대를 팔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에도 유로화를 포함한 기타 통화 대비 원화가 큰 폭의 강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보다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상반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23조6188억원, 영업이익 1조1642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1.5%와 22.8%가 감소했다. 당기 순익은 1조6497억원으로 13.2% 줄었다.

금호타이어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금호타이어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99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985억원)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3분기부터가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는데 노사 갈등이 오래되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의 비중을 볼 때 국내 경기 전반에도 파급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