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의 회장은 ‘카리스마 리더십’…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실용주의 리더십’

[미디어펜=이미경 기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을 맡으면서 삼성의 기업 색깔이 자연스럽게 많이 달라졌다.

이건희 회장은 ‘카리스마 리더십’과 ‘품질경영’을 앞세워 삼성을 이끌어왔다. 이재용 부회장은 아버지와는 다르게 부드럽지만 강한 ‘실용주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과는 다른 경영 스타일을 보이고 있지만 한 가지 뜻을 이어받아 실천하고 있는 것은 품질경영이다.

   
▲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곳곳을 누비며 거물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면서 현지 사업자를 꼭 방문해 점검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과거 1993년 6월 당시, 위기를 맞은 이건희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 빼고 모든 것을 바꿔라’라고 역설하며 자기혁신을 통해 변화를 줬다. 이를 ‘신경영 선언’이라고 한다. 신경영 선언 이후 삼성은 품질 위주의 제품을 만들어내며 글로벌로 도약하게 됐다.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역시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고객 미팅 중에는 절대 전화를 받거나 심지어 전화기를 쳐다봐서도 안 된다”라는 지침을 삼성그룹에 내린 바 있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과도한 격식을 버리면서도 고객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모습은 품질경영 강조와 이어진다. 또한,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자사의 운영체제(OS)인 타이젠(Tizen)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직접 사용하며 테스트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초부터 삼성전자의 저가용 전략모델인 ‘Z3’를 사용하고 있다. Z3로 직접 임직원에게 전화를 걸면서 통화품질을 체크하는 등 제품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곳곳을 누비며 거물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면서 현지 사업자를 꼭 방문해 점검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2월 삼성의 중국 법인과 일본 법인을 방문하면서 꼼꼼히 사업을 체크했다.

   
▲ 이재용 부회장이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인 ‘선택과 집중’, ‘부드러운 카리스마’ ‘품질경영’을 앞세워 삼성그룹을 변화시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또 이재용 부회장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진들과 함께 미국 새너제이로 떠나 주요 고객사들과 만나면서 디자인의 완성도가 가장 높고 품질이 뛰어나 끊임없는 호평을 받고 있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의 시장반응과 품질을 직접 확인했다.

3월 말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하이난(海南)성 보아오(博鰲)에서 열린 ‘중국판 다보스포럼’에 참석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국했을 때도 현지 삼성사업장을 둘러봤다.

국민들을 공포로 떨게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도 이재용 부회장은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기자회견을 끝내고 이재용 부회장은 메르스 수습 대책과 삼성서울병원의 쇄신 방안 등을 지시한 뒤 바로 뉴저지 쪽에 있는 북미법인을 돌아보기 위해 떠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탈리아 투자회사 엑소르(Exor) 이사회 참석 차 유럽으로 출국할 당시에도폴란드 소재 삼성전자 가전공장(SEPM)을 잊지않고 방문하는 등 유럽 현지 사업도 꾸준히 점검했다.

처음 이건희 회장의 자리를 이재용 부회장이 맡을 당시에는 우려와 의문의 시선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자신만의 경영 스타일인 ‘선택과 집중’, ‘부드러운 카리스마’ ‘품질경영’을 앞세운 경영 행보를 통해 외부와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고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삼성그룹의 앞으로의 변화와 혁신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