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감과 비난보다는 자성과 성찰로 새로운 미래 열어야
   
▲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일본에 대한 소고 : 무한도전을 보고 느낀 짧은 생각

일본에 강제징용 된 뒤 그곳에 남아 살고 있는 조선인들이 만든 마을 우토로. 우토로 마을에 남아계신 한인들이 무한도전에 나왔다. 방송의 힘은 역시나 대단한 것이어서 관심 없던 것도 관심을 갖게 한다. 특히나 일본에 대한 문제는 더 민감하다. 무한도전에 묘사 된 우토로는 무척 슬펐다. 힘없는 나라에 태어난 설움. 힘을 가진 자들의 횡포가 가슴속 먹먹함을 자리 잡게 했다.

항상 이런 먹먹함을 느낄 때 마다 생각을 해봤다. 왜 우리는 힘이 없었어야 했나. 왜 우리는 일본의 침탈을 당했어야만 했나. 침략을 당하고 왜 36년이나 억압받으며 살았어야 했나.

국가 간 사이는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과거에는 무력이었고 지금은 무력에 경제력이 더해져 국가 간의 '힘’이 되었다. 그 '힘’은 다른 국가를 도와주는데 사용되기 보다는 우선적으로 본인들 국가에 이득이 되는 쪽으로 사용이 된다. 그 당시 '힘’을 쌓았던 열강이라는 국가들은 식민지를 개척하고 본인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 혈안이 되어있었다. 말 그대로 그때의 세계사가 그렇게 흘러갔던 것이다. 강자에 대한 비난도 필요하지만 왜 약했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찰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일 문제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일제의 강제침탈을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다. 조선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일본이 열강이 되도록 강해지는 동안 조선은 종묘사직을 논하고 예송문제로 시끄러워야 했다. 대국을 섬기는 것도 그랬다. 대국과의 사대를 조선백성의 안위보다 더 중요해서 벌어진 것이 병자호란이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 일본에 강제징용 된 뒤 그곳에 남아 살고 있는 조선인들이 만든 마을 우토로. 우토로 마을에 남아계신 한인들이 무한도전에 나왔다. 방송의 힘은 역시나 대단한 것이었다. 무한도전에 묘사 된 우토로는 무척 슬펐다. /사진=MBC '무한도전' 예고편 캡처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노비였고 양극화라는 개념조차 없는 극심한 양극의 시대였다. 학문의 실용성 여부는 말 할 것도 없다. '경제(經濟)’나 '자유(自由)’라는 단어조차 없던 나라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무조건적인 일본에 대한 반감만 갖는다고 해서 우리의 과거가 바뀌는 것도 아니고 미래가 나아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를 침탈한 일본은 분명 잘못이 있다. 그러나 똑같은 시대를 살았으면서 일본보다 모든 면에서 뒤쳐졌던 조선에 대한 비판도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일본이 나쁘고 조선이 착하다는 문제에서 탈피해야 한다.

지금의 역사교과서를 보든 역사 드라마를 보든 마찬가지다. 조선에 대한 비판은 전혀 없다. 오직 일본에 대한 반감과 비난뿐이다. 나라 잃은 설움의 문제가 어디서부터 왔는지 제대로 생각해야 한다. 자성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모든 이에게 완벽한 양심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타인의 양심을 기대하기 전에 내가 올바르게 서야한다. 본인이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 것이다. 특히나 국가 간의 문제에 있어서는 더하다. 중립국을 내세우고 싶다면 오히려 무척 강한 군대가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단군 이래 가장 부강한 역사를 이루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다. 과거에 대한 반성이 없이 다시 사농공상의 시대로 돌아가려는 모습도 간혹 보인다. 다시 중국에 기대려는 움직임은 한탄스럽다.

   
▲ 우토로마을, 무한도전 시청자들은 '눈물바다'였다. 유재석은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라고도 했다. 항상 이런 먹먹함을 느낄 때 마다 생각을 해봤다. 왜 우리는 힘이 없었어야 했나. 왜 우리는 일본의 침탈을 당했어야만 했나. 침략을 당하고 왜 36년이나 억압받으며 살았어야 했나./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과거로의 회귀는 정말 안 된다. 경제가 성장해야 하고 그에 맞는 국민의 정서와 나라의 정책이 필요하다. 지금부터의 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누군가를 헐뜯는 교육, 국가 간의 관계를 단순히 착함과 악함으로 나눠버리는 교육으로는 어떠한 발전도 이끌어 낼 수 없을 것이다.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교육, 경제의 성장을 생각할 수 있는 교육, 지금에서 과거를 판단하는 교육이 아닌 그 당시의 상황에서 그 당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교육이 정말로 필요한 시점이다.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충북대 경영학과

(이 글은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이 자유경제원 홈페이지 ‘젊은함성’ 게시판에 기고한 글입니다. 자유경제원 홈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