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 중국 내 조선족 어린이들이 우리말 솜씨를 겨루는 '제11회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 축제'가 19일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에서 막을 올렸다.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이 후원하고 흑룡강조선어방송국·중국국제방송국 조선어부·흑룡강성교육학원민족교연부가 주최한 이 행사는 한국어 글짓기·이야기·노래·피아노 등 네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앞서 열린 예선에는 중국 각 지역에서 1200여 명이 참가했고, 부문별 예선을 통과한 60여 명이 이날 본선에서 실력을 겨뤘다.

허용호 흑룡강조선어방송국 국장은 개막사에서 "지난날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고향을 등지고 이곳까지 왔다"며 "허리를 졸라매면서도 고국을 잊지 않은 선조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말과 우리 문화를 지켜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덕영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 겸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는 축사를 통해 "중국동포가 함께 소통하고 이해하는 모습을 보니 지난 10여 년의 세월이 보람 있었다고 느낀다"면서 "조선족의 큰 잔치가 계속 이어져 앞으로 더욱 꽃을 피우리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글짓기와 이야기 경연은 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흑룡강조선어방송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글짓기 경연은 주어진 주제에 맞춰 1천500자 내외로 즉석에서 글을 쓰는 방식으로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잊을 수 없는 그날', '친구야 미안해' 등 5가지 주제 가운데 하나를 골라 차분하게 원고지에 써내려갔다.

우리말로 된 산문·수필·동화 등을 5분 내로 발표하는 이야기 경연에서는 전문 배우 못지않은 참가자들의 표현력이 눈길을 끌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참가자들은 정확한 발음과 실감 나는 표정 연기로 그동안 갈고닦은 우리말 솜씨를 뽐냈다.

오후에는 하얼빈음악홀에서 개막식에 이어 피아노와 노래 경연이 펼쳐졌다. 피아노 부문 참가자들은 유려한 연주를 들려줬고, 노래 부문에서는 탄탄한 가창력과 함께 귀여운 율동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는 허 국장과 강 이사장, 김태식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전무를 비롯해 헤이룽장성 교육 분야 주요 인사와 예술인, 참가자 가족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조선족으로 구성된 유나이티드소녀방송합창단은 축하 공연에서 '아리랑', '내 마음의 강물' 등 우리말 노래를 들려주며 무대를 더욱 빛냈다. 시상식은 20일 조선족 제1중학교에서 열린다.

조선족 최대 규모의 어린이 경연대회로 꼽히는 '홈타민컵 전국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 축제'는 한민족의 정체성을 고취하고, 글로벌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2002년 시작됐다.

중견 제약기업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대표 영양제인 '홈타민'의 이름을 딴 이 행사를 2002년부터 단독 후원했으며 2009년부터는 유나이티드문화재단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