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기자]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무단 횡단한 10대 흑인을 때리고 수갑까지 채운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북부 스톡턴 시내에서 흑인 고교생 에밀리오 메이필드(16)가  지난 15일 오전 학교에 가려고 버스를 타려고 버스 전용차로를 걸어가는 것을 한 경찰이 적발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경찰관은 메이필트를 향해 차로에서 나오라고 명령하자, 메이필드는 비속어를 쓰며 말대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무단 횡단한 10대 흑인을 때리고 수갑까지 채운 영상이 공개되면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JTBC 방송화면

그러자 경찰관이 메이필드를 경찰봉으로 눌러 제압한 뒤 주먹과 경찰봉으로 얼굴을 두어 차례 때리는 장면이 근처를 지나던 행인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잡혔다.

영상에서 메이필드는 "이거 놔요"라고 외쳤고, 또 다른 여성 행인은 "어린애잖아요"라며 경찰에 항의했다. 그러나 해당 경관은 "반항하지 마라"면서 그를 계속 제압했다.

잠시 후에는 동료 경관 8명이 가세해 모두 9명의 경찰관이 메이필드를 거칠게 쓰러뜨려 바닥에 눕힌 다음 체포하는 장면도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유튜브에 올라온 2분28초짜리 영상은 40만 명 이상이 조회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스톡턴 경찰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경찰관들의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코멘트가 100건 이상 올라오기도 했다.

필리스 태브런이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이것은 끔찍한 공권력 남용이자 공격"이라면서 "단지 경범죄인 무단횡단을 이유로 저항할 수 없는 아이에게 이런 짓을 저지른 경관을 해고해야 한다"고 적었다.

미국 내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바비 비벤스 스톡턴 지부장은 "경관의 행동은 완전히 도를 넘어섰다. 그가 이 청년을 그렇게 공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메이필드는 CBS 새크라멘토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다"면서 "나는 두들겨맞고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스톡턴 경찰서의 조지프 실바 대변인은 메이필드가 당시 경찰봉을 움켜잡으려고 시도했다며 "법을 집행하는 경찰관으로서 어느 누구도 우리의 무기에 손대도록 용납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메이필드는 현재 경찰에서 풀려났으나 체포에 저항한 혐의와 무단횡단 혐의로 소년법원에 기소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8월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의 무차별 총격으로 사망한 이후 흑인 용의자에 대한 백인 경관들의 과잉 대응이 잇따라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