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일등공신이 안철수? 집값이 문제였다


재개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법이 들어선 후, 최대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박원순의 당선은 재개발에 있어서 그 의미가 깊다고 본다. 조합장들의 권한이 많이 축소되면서, 새로운 재개발 밑그림이 예상된다.

지금까지 재개발은 부동산 경기흐름에 맞춰서 진행됐다. 부동산 경기가 낮아지면, 재개발 사업장 규제를 풀고, 각종 혜택을 주면서 부동산 경기를 부추겼다. 그러다가, 경기가 좋아지면 임대주택 비율을 높이거나, 재건축 연한을 묶어서 부동산 경기를 축소시켰다. 그런데, 이러한 부동산 경기에 따른 재개발 사업 정책이 실패가 되면서, 한나라당 주택정책에 대한 심판이 이번 선거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여진다.

재개발재건축 붐이 크게 일었던 2006년 한나라당이 서울시 구청장 25곳을 싹쓸이 했으나 재개발 거품이 꺼지고 있던 2010년에는 구청장 25곳중 21곳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번 서울시 보궐선거도 부동산하락 여파로 용산구와 강남,서초,송파 등 그나마 재건축 이익에 대한 미련이 있는 4곳을 제외한 나머지 구에서 박원순후보가 한나라당 나경원후보를 이겼다. 결국 한나라당의 패배는 좁게는부동산경기 하락 넓게는 글로벌 경제 급락에 의한 국내 불황, 특히 젊은 층 고실업율 등이 젊은 세대를 투표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안철수의 안풍이다, 시민정치의 승리다, 정당정치의 몰락이다, 인터넷의 승리다, 잡스가 일등공신이다는 다양한 주장들이 서울시장 당선과 관련해 나오고 있다. 많은 주장은 주장일 뿐이다. 안철수의 힘이었을까 어쩌면, 대책없는 한나라당에 대한 대안책으로 시민들은 고독한 ‘담배’를 꺼낸 것은 아닐까 해도 해도 안되니까 뒤돌아서 떠났을 때 처음 만난 인물이 안철수가 혹시 아닐까

서울에 있는 재개발재건축은 700여개에 달한다. 이러한 조합은 조합원들이 최소한 500명이 넘는다. 많게는 2000명~5000명에 달한다. 1000명을 평균으로 계산하면, 70만명에 달하는 조직인 셈이다. 가족까지 계산한다면, 300만명에 달하는 거대 조직이 바로 재개발재건축조합들이다. 그런데, 조합장들이 실권이 없다. 대한도시정비협회조합 중앙회에서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를 개최했는데, 아무도 안 왔다. 조합장들은 바람을 맞았다. 나경원 후보측은 대리인도 중간에 사라졌고, 나중에 확인 결과, “약속한 적도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도 나왔다.

정당정치 붕괴도 아니고, 안풍의 위력은 더더욱 아니다. 집값이 문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마른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현재 서울의 집값이 떨어지면서, 부동산 경기는 축소됐고, 시공사들이 사업을 계속 접고 있다. 분양을 해도 분양의 위험 때문에 사업을 축소하는 것이다. 게다가 은행이 무너지면서 재건축재개발사업도 벼랑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집가진 사람들이 집없는 사람보다 서러운 시대에 한나라당이 부동산 대책을 마땅히 내놓지 못하고, ‘땜빵식 정치 공약’을 내세우니, 아마도 “양치기 소년이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떠들고 있다. 규제 풀어주겠다고 양치기 소년, 그 약속 지킬까”라고 생각하는 여론이 높았지 않을까 묶인 집값, 누가 풀 것인지, 이번 선거로 인해 떠오른 새로운 서울의 숙제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