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기사의 경계선이 뭉개져버린 ‘성형수술 기사’

네이버 검색란에 “성형수술”을 치면, 뉴스 검색이 의외로 많다. 10월 마지막 주만 해도 100건이 넘는다. 성형과 관련해 대부분 홍보성 광고에 가까운 내용들인데, 버젓이 기자의 이름이 달려있는 기사로 둔갑되어 있다. 홍보성 광고와 취재 기사의 모호한 경계선이 뭉개져버린 ‘성형수술 기사’로 인해, ‘성형수술을 과대포장한다’는 의구심을 들게 한다.

중앙일보, 한국경제, 뉴시스 할 것 없이 대부분 언론사들이 ‘성형수술’에 대해서 관대한 태도로 보도하고 있다. 성형을 해야만 ‘아름다움의 완벽’을 추구할 수 있다는 내용들이다. 미에 대한 기준 자체를 ‘성형수술’에 맞춘 느낌이다. 만약 광고성 기사라면 , 별도 표기를 통해 광고기사라고 표기해야만 독자의 알권리가 침해되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언론사의 자체적 ‘윤리기준’이 강화될 필요성이 제기된다.

◆중앙일보, 쁘띠성형 ‘극찬’

중앙일보는 31일 ‘쁘띠성형 이제는 라이펜 시대, 히알루론산의 단점 보완한 새로운 필러’ 기사에서 “최근 주름 등을 없애거나 완화하기 위해 쁘띠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절개하지 않는 쁘띠성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절개하지 않는 쁘띠성형법으로는 자기지방을 이식하는 방법과 자기지방을 성장인자와 함께 이식하는 방법 그리고 상용화된 필러제를 이식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기사는 기사 말미에 ‘도움말, 웰빙비뇨기과 웰빙클리닉 조강선 원장’을 표기하고 있다. 취재기자의 기명기사보다 차라리 도움말을 준 조강선 원장의 칼럼을 싣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기자로서 ‘성형수술’과 반대입장을 지니고 있는 단체, 혹은 의료진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실어야할 기사가 혹 아닐까

◆뉴시스, 그랜드 성형외과 광고 기사

뉴시스는 그랜드 성형외과가 나오는 홍보성 기사를 여러 개로 나뉘어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보도 내용은 취재기사 형식을 띄고 있다.

뉴시스는 “위턱과 아래턱을 동시에 수술하여 안면윤곽을 바로 잡아주는 양악수술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고 기사 리드를 잡고 있다. 형식적 멘트에 불과하다. 그랜드 성형외과를 홍보하기 위한 기사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신문, “한국적 미가 성형에 있다”

한국경제신문도 ‘성형 극찬론’을 펼치고 있다. 성형이 완벽한 미의 완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성형을 하지 않은 현대인들과 조선시대, 삼국시대 사람들은 ‘미’의 불완성이란 말인가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적인 아름다움, 한국인에 맞는 성형에 있다’는 기사에서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답이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상태’일 것이다.”라고 시작하면서, 중반부에는 삼천포로 빠지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우리 나름의 골격과 윤곽이 있는 만큼, 우리의 성형수술에서 역시 한국적인 특징을 살려 주어야한다. 눈을 크게하고 코를 높여도 한국적인 특징을 살리면서 성형을 해야지, 성형 교과서에 나오는 대로 고쳐 놓으면 그 코와 눈이 아무래도 수술을 한 듯 부자연스러워 예뻐 보이질 않는다”고 보도했다.

취재원은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대표원장이다. 이 기사의 오류는 인류의 아름다운 가치중 하나인 ‘미’를 아주 편협된 ‘성형 얼굴’로 끼워맞췄다는 것이다. 마치 그럴싸한 기사 제목 ‘한국적인 아름다움, 한국인에 맞는 성형에 있다’고 적으면서 성형을 부추키고 있다.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미’는 내면적 마음과 그 개성에 있는 것은 혹 아닐까 ‘미’에 대한 객관적 기준도 제시하지 못하고, 게다가 ‘성형적 미’의 가치판단도 없는 이러한 기사는 ‘성형외과’를 홍보하는 광고 기사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