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세계 최고 생산성 꼴찌…정규직 마다하는 비정규직까지 오염

   
▲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
결국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임금피크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안이 자신들의 뜻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해마다 높은 임금 인상과 많은 근로 혜택을 제시하면서 자신들의 요구가 막히면 파업을 무기로 협박을 하더니 올해도 여전히 파업을 실시했다. 연속 4년째 파업이다.

현대차에 발길을 돌린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 야심작으로 내 놓은 신형 아반떼 출고를 앞두고 현대자동차는 수백억 원의 피해를 보게 되었다. 아무리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높아도 현대자동차 노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형태를 볼 때마다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연봉은 세계 최고, 생산성은 세계 꼴찌

대한민국 자동차업계 1인당 연평균 임금은 9,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 근로자 전체 평균 급여 2,900여만원에 비해 3배나 많다. 자동차 경쟁업체인 도요타와 폭스바겐을 진작 추월해 연봉으로는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생산직에 취직하게 되면 대한민국 근로자 연봉 랭킹 상위 3%에 들게 되어 주변으로부터 신이 내린 직장에 취업했다면서 부러움을 산다. 일반 직장인은 물론 취업을 앞둔 청년들에게는 고액 연봉, 억대 연봉은 꿈의 연봉이다. 그런 꿈이 현대차에 취업하게 되면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현대자동차 노조에겐 매년 벌이는 연봉 협상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번에도 임금 15만 9,900원 인상, 당기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완전 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임금피크제 없이 정년 65세 연장 등 여러 가지를 과도하게 요구했다.

이렇게 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생산성은 어떠한가? 많이 알려진 대로 세계 꼴찌다.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에서는 14시간 만에 자동차 1대를 생산해 내지만, 울산 현대차 공장은 31시간이나 걸린다.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 근로자들은 교대시간도 정확히 엄수하고, 교대하면서 철저하게 인수인계를 받아 공장 라인이 돌아가는데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울산공장은 라인을 돌아가는 동안 스마트폰으로 게임, 주식거래 등 집중력이 떨어지는 행동을 하곤 한다. 거기에 교대시간이 다가오면 한국인의 특유의 퇴근본능이 발동해 정신없이 퇴근하는데 열을 올린다.

고비용 제품이 팔리겠나?

현대차 국내 공장은 이미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한계점을 넘어섰다. 그래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각계각층의 요구에 현대차는 요구를 들어주기가 정말 어렵다. 오히려 해외 공장을 증설해 라인을 돌리는 것이 현대차 경쟁력을 위해 최선이기 때문에 국내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해외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는 슬픈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실제로 이번에 출시한 아반떼 가격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고급 사양을 탑재한 아반떼 가격이 2,300만원이 넘는다. 10년 전보다 1,000만원 넘게, 직전 모델보다 200만원 넘게 가격이 올랐다. 성능을 향상시켜 연비도 개선하고, 디자인도 세련되게 했다고 해서 가격이 오른 것이 아니라 매년 가파르게 올라가는 임금 때문에 자동차 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현대차가 좋아졌다고 해도, 가격에서 매력이 없다면 현대차를 선호할까? 요즘 수입차도 아반떼 가격이면 구입할 수 있는데...

   
▲ 결국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서 임금피크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안이 자신들의 뜻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해마다 높은 임금 인상과 많은 근로 혜택을 제시하면서 자신들의 요구가 막히면 파업을 무기로 협박을 하더니 올해도 여전히 파업을 실시했다. 연속 4년째 파업이다. /사진=MTN 캡쳐.
폭스바겐 대규모 리콜사태는 기회로 찾아왔는데...

주변 경영환경을 돌아보지 않는 현대차 파업은 글로벌 경쟁업체들에겐 좋은 기회다. 그래서 도요타, 폭스바겐은 현대차의 파업을 늘 즐기면서 오랜기간 파업을 하기를 내심 바란다. 그런데 이번에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으로 연간 약 100만t의 오염물질을 대기 중에 배출했을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번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 의혹에 대해 지난 18일 미국에서 48만 2천 대의 디젤 차량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아마 21조원의 과징금을 배상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폭스바겐의 주가를 하락하고 있고, 제 2의 도요타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가 현대차에게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노조는 파업을 선택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약자편에 서기보다는 자기 밥그릇만 지키는

이번 파업에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는데 노조원들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파업 강행에 속도를 내었다. 이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공공선택론을 창시하여 1987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제임스 뷰캐넌은 사람들의 정치활동은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루어지며 그들의 목표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한다고 했다. 이번에도 노조는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는 의사결정를 했다. 그리고 노조는 자신들의 존재의 이유와 명분을 위해서 파업을 부추긴다.

현대차 노조들은 협력업체, 중소기업 그리고 타 업종 근로자들에 비해 임금 수준이 매우 높고 복리후생 면에서도 월등한 보장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임금을 협상할 때 자신들보다 약자 편에 선 비정규직, 파견직, 협력업체 근로자 등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말로만 동료지 알고보면 이용대상 정도일 뿐이다.

이러한 비난 여론에 일부 노조들이 비정규직,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생각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처럼 노조, 현대차 노조는 자기만 살겠다는 집단 이기주의가 정말 강하다. 비용 감축, 효율성 극대화만 강조해서는 안 되지만 노동조합이 강성노조로 전락해 파업 등을 무기로 실력행사를 부추기고 노동조합 본래의 목적과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면 그 피해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할 것이다.

노조가 전투적인 파업을 하면 할수록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은 땅 밑으로 떨어질 것이다. 경쟁력이 약화되고 이익보다 손실이 지속된다면 경쟁업체에 밀려 결국 회사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러면 노조원들은 고액 연봉을 받는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 그 때도 아마 노조는 회사를 살려서 일자리를 보전해 달라고 더 심한 전투적 파업을 실시할 것이다. 제발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지금이라도 일터로 돌아가길 기원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생산성을 높여 회사도 살고 전체 근로자들도 살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장·휴먼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