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특수기, 평소보다 1.5배 늘어난 물량처리에 ‘비상’

[경기고양=미디어펜 백지현 기자] 지난 18일 찾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은평터미널은 택배를 실고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 소리로 가득 차 있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열흘 앞둔 택배 터미널은 평소보다 많은 물량을 차질 없이 배송하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 택배기사들이 자신의 1톤 탑차에 배달할 구역의 물건을 싣는 모습./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 14일부터 추석 특수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은평터미널엔 전국에서 각지에서 몰려든 갖가지 선물박스가 켜켜이 쌓여있었다. 추석 특수기 동안 처리되는 물량은 평소 대비 1.5배~2배가량 급증한다. 특히 올해 추석은 지난해보다 2주가량 늦어지면서 농가의 수확시기와 맞물려 지난해 추석보다 물동량이 최대 20%정도 늘어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은평터미널 현장 관리자는 “하루 평균 1만5000~1만6000여개의 물량을 처리하는데 추석 특수기 동안에는 1.5배가량 늘어난 물량을 처리한다”며 “전국적으로 따지면 약450만개의 물량을 처리하는 셈이다”고 설명했다.

은평터미널의 하루일과는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허브터미널에서 달려온 11톤짜리 간선 차량2대에서 택배를 상하차하는 작업은 고객에게 택배가 전달되기 위한 첫 과정으로, 하루에 은평터미널로 들어오는 11톤짜리 간선차량만 14대에 달한다. 택배 상하차작업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지옥의 알바’로 통할정도로 그 고됨이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고 한다.

은평터미널에 도착했을 땐 이미 허브터미널에서 실고 온 택배상자들을 100여명의 택배기사들이 자신이 배달할 구역의 물건을 찾아 1톤짜리 탑차에 싣는 직업이 한창이었다. 1톤 탑차에 실리는 물량은 평소 250여개인데, 추석 대목에는 300~350여 박스가 실린다. 때문에 이를 실고 오전 11시께 해당구역으로 배송에 나서기 위해 그야말로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바삐 움직이는 작업장 안으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컨베이어벨트 라인마다 설치된 카메라였다. 이는 터미널 분류작업 시 택배누락 등으로 인한 분실을 막기 위함인데 택배의 이동경로를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끔 돼 있었다.

더욱이 택배 이동시 일일이 송장에 찍힌 바코드를 찍어 스캔(이동내역)작업을 하는데 이 역시 택배의 이동경로를 파악해 분실을 막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현장 관리자는 “이동하는 여러 단계의 구간마다 일일이 이동스캔을 하고 있어 최종적으로 택배가 누구의 손을 거쳤는지까지 파악이 가능하다”며 “이 같은 작업을 하는 이유는 고객이 의뢰한 상품배송에 대해 철저히 책임지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 허브터미널에서 달려온 11톤짜리 간선 차량2대에서 택배를 상하차하는 작업은 고객에게 택배가 전달되기 위한 첫 과정으로, 대학생들 사이에선 일명 ‘지옥의 알바’로 통한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택배 보낼시 정확한 주소와 전화번호 기재는 필수

택배를 한참동안 본인의 탑차에 싣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택배기사가 있어 다가가 고충을 물으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올해로 택배경력 10년차인 이모씨(46세)는 “몸이 고된 것 보다는 잘못 기재한 주소로 애를 먹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답했다. 의례 대목에 늘어난 물량처리로 인한 고됨이 아닐까 추측했는데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보통은 터미널 분류작업에서 1차적으로 눈으로 확인되는 주소 오기, 가령 번지수가 없다던가, 동과 호수가 기재되지 않은 택배들은 걸러진다. 그럼에도 걸러지지 못한 택배는 말 그대로 번지수를 잘못 찾았을 때 힘든 일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변경된 도로명 주소를 잘못 알고 있는 사례가 가장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운송장에 적힌 전화번호로 바로 확인이 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경우다 허다하다. 잘못된 배송지라는 것을 알고 나중에 찾으러갔더니 택배가 없어져 개인적으로 보상해야 했던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택배를 보내실 때 정확한 주소와 휴대폰번호를 기재하면 배송하는데 큰 보탬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