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도자 인기는 외교 자산…국격·이미지 쇄신 강력한 무기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파오다제. 중국에서 큰 누님으로 불리며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계 패션 1번지인 파리에 한복차림으로 등장해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연예인도 아닌 국가 정상이 해외 누리꾼들이나 일반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인기는 중국의 7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현지 인터넷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큰 화제를 모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열병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파오다제(朴大姐·박근혜 큰 누님)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한류스타 못지않은 관심을 내비췄다. 박 대통령이 이토록 중국인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은 대체 뭘까?

   
▲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처음 세계무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떠 오른 지금 대한민국 이미지 쇄신과 외교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중국뿐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부터 지구촌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 대한민국의 1호 여성 대통령, 최초의 부녀 대통령, 최초의 이공계 학과 등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치의 유리천정을 뚫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인기비결 중 또 하나는 외국어 실력이다. 박 대통령은 영어와 프랑스어는 토론을 할 정도로 능숙하고 중국어와 스페인어로는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어를 포함하면 5개 국어를 한다. 외국인들에게 자국의 언어로 대화를 하는 다른 나라 대통령에게 느끼는 친밀도는 상상 이상이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칭와대에서 중국어로 연설을 하며 중국 고전 구절을 인용했다.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이 학생들에게 더 친근감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쓴 자서전도 한몫했다. 2013년 5월 중국에서 발매된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絶望鍛鍊了我)’는수십만권이 팔리면서 당시 온라인 대형서점에서 1위를 차지했다. 시안지역에서는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 중국 누리꾼들은 열병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을 파오다제(朴大姐·박근혜 큰 누님)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한류스타 못지않은 관심을 내비췄다. /사진=연합뉴스
드라마 같은 인생에 큰 감명을 받은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근혜 연맹’도 있다. 중국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기는 하지만 아직 최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여성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여성 대통령이 나왔고 그 여성 대통령이 원칙을 중요시 하며 강단 있는 리더십을 보이는 동시 한없는 부드러운 이미지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들이 부러워하는 요소인 것이다. 중국어를 제일 잘하는 대통령. 친절하며 소박하고 국가와 결혼한 대통령. 중국인들이 빠져 드는 이유다.

배려 깃든 패션도 인기비결 중 하나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황금색 재킷을 입었다. 붉은색과 황금색을 귀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은 진심으로 축하하고 자신들의 정서를 배려했다고 여긴다. 중국인들에게 황금색은 중국의 대지를 상징하고 복을 가져 주는 상서로운 색이다. 누리꾼들은 “중국인들이 붉은색과 함께 귀하게 여기는 황금색 의상을 일부러 고른 것 아니냐”면서 “황금색이 복을 가져다주는 만큼 열병식을 축복한 느낌”이라고 평했다.

여성이기에 박 대통령의 패션은 취임식 때부터 늘 화제가 됐다. 박 대통령이 착용한 핸드백, 손지갑, 브로치 등은 박근혜 스타일로 불리며 품절사태를 빚기도 했다.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착용한 국내 중소기업 안경이 주목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박 대통령 패션에는 정치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기도 하지만 여성이라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관심을 산다.

   
▲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해외순방때 마다 장소에 따라 다양한 한복을 입고 행사장에 등장, 전통미가 돋보이는 '한복패션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에서 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3일까지 열리는 한국문화전인 '코리아 나우!'(Korea Now·지금, 한국)에 박 대통령의 한복이 등장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 패션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2월25일 취임식 때 입은 한복을 재현한 것과 그 해 11월 서유럽 순방 때 입은 한복이 나란히 전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인의 전통이 고스란히 깃든 매력 중 하나인 한복을 대통령이 제대로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전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은 한복의 곡선미와 자수의 매력에 감탄하며 한국의 전통에 빠져들고 있다.

대통령의 인기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한류의 중심에 선 연예인들에게 인기는 곧 돈이다. 국제무대에서 국가 지도자의 인기는 곧 외교력과 연결된다. 국가 지도자는 국제 사회에서 하나의 브랜드이다. 외국인들이 강한 호감을 가진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영향력과 국가 이미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외교적 신뢰형성에 보이지 않는 자산으로 작용한다. 중국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인기는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는 영향력을 미친다.

한·중 양국은 새로운 발전과 관계 형성의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인기는 외교무대에서 국익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박 대통령이 원하든 원치 않던 이미 셀럽마케팅의 최고 정점에 올라있다는 점이다. 기업에서도 크게 반길 일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처음 세계무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떠 오른 지금 대한민국 이미지 쇄신과 외교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 시작은 이미 중국에서 불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인기가 만리장성을 넘어 전 지구촌으로 확산된다면 우리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무형의 외교적 자산을 얻게 되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몰고 올 새로운 한류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