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산이 된 사나이

산에서 산이 된 사나이, 그가 히말리야에 묻혔다.

백발 휘날리는 설산에서 그의 삶이 마지막 걸음을 멈췄다.



결국, 인생은 태어나 걷다가 어디선가 정지하는 것. 밧줄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었다고 한다. 인생, 그렇게 탯줄로 이 땅에 내려왔다가, 몸이라는 하나의 밧줄만 남기고 왔던 곳으로 가는 것이리라. 사람들은 죽은 몸이라도 찾아 산 자들의 위로를 찾겠다고 하지만, 몸이 산을 올랐으랴. 그 정신이 산을 넘고, 눈과 전쟁을 벌이고, 산보다 높은 ‘푸른 기백’으로 절벽을 올랐던 것. 정상에서 하늘을 만났던 것. 몸은 어디에 없어도, 정신은 여전히 산처럼 살아있으리라. 그가 죽었는가 아니다. 그는 살아있다. 그를 기억하는 이들 가슴 깊숙이 그가 지금도 등반한다. 숨결 몰아쉰다.

우리네 가슴 깊숙이 하얀 눈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