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오일메이저 "해양플랜트 표준화로 안전성 키우자" 한 뜻 

[미디어펜=고이란기자] 유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낮아진 해양플랜트는 조선사뿐 아니라 발주사들에게도 큰 고민거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조선사와 세계 주요 오일 메이저가 의미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 쉘코리아가 주요 글로벌 오일 메이저를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과 함께 ‘조선소 안전 표준화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사진=해양플랜트 인력개발센터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쉘코리아가 주요 글로벌 오일 메이저를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과 함께 ‘조선소 안전 표준화 업무 협약식’을 열었다.

이번 해양플랜트 협약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해외 발주사들의 방침에서 출발했다. 쉘은 세계 핵심 프로젝트에 사용될 해양플랜트를 국내 조선소에 발주한 상태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발주사인 오일메이저가 해양플랜트에 유독 안전기준을 신경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박은 수주를 받으면 조선소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건조하는 반면 해양 석유개발 프로젝트 중 한 부분인 해양플랜트는 발주사들이 해양탐사, 시추, 생산까지 전체를 관장하며 조선소를 컨트롤한다.

해양플랜트는 하루만 안전문제가 생겨 공사가 중단돼도 몇 백억에서 몇 천억에 이르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쉘 본사 안전 담당 총괄 알바로 벨로소는 “쉘은 안전 부문의 리더로서 전 세계 모든 프로젝트 현장에서 안전을 우선시 하는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이번 협약식을 통해 한국 조선업 전반에 걸쳐 안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의 선도적 위치가 더욱 공고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의 주된 내용은 ‘족장’이다. 족장은 작업자가 높은 곳을 손볼 때 딛고 설 수 있는 가설재다. 작업자들의 안전과 연관 깊다고 볼 수 있다.

해양플랜트는 조선소에서 지어지는 선박과 달리 전 세계의 각 지역마다 고정된 상태로 설치가 이뤄진다. 따라서 가설재 하나도 프로젝트마다 발주처, 나라, 지역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이 부분을 통일해서 표준을 만들자는 것이 조선사와 발주사의 공통된 의견이다.

   
▲ ▲ 쉘 안전 담당 총괄 알바로 벨로소(맨앞열 왼쪽에서 다섯번째)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오일 메이저와 조선사 14개사가 협약서 서명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쉘코리아
업계관계자는 “표준화 작업은 다각도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족장도 완전하게 통일 시키면 프로젝트 별로 A등급과 B등급으로 나눌 수 있는데 굳이 A등급으로 통일 시키면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은 정형화돼 하나로 통일 시키는 작업이 이미 일반화 됐지만 해양플랜트는 기준이 워낙 다양해서 통일하는 작업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겠지만 시작점에 섰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 해양플랜트협회는 오일메이저에서 진행하는 안전설비 표준화 이외에 다양한 해양플랜트 기자재의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안전은 강화하고 원가는 절감할 수 있는 표준안을 내놓기 위해 선급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발주처와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며 발주처들의 피드백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