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차체, 넓은 공간활용…속 깊은 소형 SUV

[미디어펜=김태우기자]오랜만에 찾아뵌 부모님과 친척들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좀 더 주지 못해 아쉬워하시는 부모님들의 마음을 생각하면 주는 대로 감사히 받아오고 싶지만 문제는 내차의 여유 공간이 없다.

   
▲ 트랙스 디젤/미디어펜
평상시에도 조금만 짐을 많이 싫으면 앉을 공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많은 이들이 SUV차량을 선호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과 너무 큰 차체가 운전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에 소형SUV시장이 갈수록 커져가는 이유다.

이런 고객의 반응에 부응하기 위해 소형SUV 선구자였던 쉐보레가 트랙스의 디젤을 출시하며 넓은 적제공간에 운전의 재미와 힘을 더했다.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는 2013년 국내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처음으로 열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후발주자인 르노삼성의 디젤 SUV QM3가 선풍을 일으켰고 쌍용차의 티볼리도 가솔린 모델과 뒤이은 디젤   모델이 매월 수천대씩 팔렸지만 트랙스는 월 1000대 정도 팔리는데 그쳤다.

한국 시장에서 디젤 차량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트랙스 가솔린 모델에 이어 25일 출시된 트랙스 디젤 모델이 소형 SUV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지 관심거리다.

이날 영종도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트랙스를 타보니 소형 SUV인 것을 고려하면 힘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로 6 환경기준을 충족하는 독일 오펠의 1.6ℓ CDTi 엔진이 탑재된 트랙스 디젤은 QM3, 티볼리 등 동급 경쟁 차종 가운데 가장 우수한 135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32.8㎏·m의 성능을 갖췄다.

   
▲ 트랙스 디젤/미디어펜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이 차는 변속도 빠르고 매끄러운 편이었다.

다만 오펠의 '모카' 차량에 장착된 엔진이 조용함 때문에 '속삭이는 디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한국GM의 설명에는 수긍이 가지 않았다. 디젤 SUV치고 소음이 심한 편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공회전 때나 주행 시 민감한 소비자라면 거슬리게 느낄만한 소음이 났다.

공간 활용성은 돋보이는 점이다. 차체가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길고 높아서 내부 공간은 좁지 않은 편이다.

트렁크는 굉장히 비좁아 보였지만 뒷자리는 물론 조수석까지 앞으로 젖힐 수 있었다. 덕분에 서핑보드 같은 긴 물건도 실을 수 있다.

극도로 단순한 차량 내부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센터페시아에는 에어컨 조절 등의 버튼만 몇 개 박혀 있었다. 노트북 등 전자제품을 연결할 수 있는 220V 인버터가 소형 SUV에 있다는 점은 예상 밖이었다.

이날 시승한 차량은 고급 사양으로 BOSE의 서라운드 시스템이 6개의 스피커로 만족할만한 사운드를 제공했다.

   
▲ 트랙스 디젤/미디어펜
내비게이션을 지원하지 않는 점을 아쉬워하는 소비자도 있을 것 같다. 요즘 차로는 드물게 열쇠를 꽂아 돌리는 방식인 것도 불편한 요소다.

트랙스 디젤의 가격은 2195만∼2495만원으로 기존 가솔린 모델(1955만∼2305만원)과 200만원 안팎의 차이가 난다.

복합연비는 14.7㎞/ℓ로 가솔린 모델보다는 높지만 QM3나 티볼리보다는 낮다. 이날 영종도에서 해안도로와 시내 구간 등 70㎞ 가량을 주행했을 때는 이보다 다소 낮은 연비가 기록됐다.

전체적인 시승구간이 도심형 SUV와 걸맞게 주로 포장된 도로였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혼재된 구간에서 무리없이 치고 나가는 운동성능이 소형차량 답지 않아 즐거운 드라이빙도 가능한 차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