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CEO "노동개혁 보다 시급한 건 강성·귀족노조 타파"
   
▲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

경영지옥, 헬조선에서 못해먹겠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헬조선’ ‘개한민국’ ‘지옥불반도’라는 말이 유행이지만, 이들과 더불어 한국에서 지내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에 주재한 외국기업의 CEO들이다. CEO들은 한국에서의 유별난 ‘강성노조’에 관하여 어려움을 호소한다. 매년 이러한 강성노조와 임단협을 하는 어려움도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경영 애로로 꼽힌다. 현재 정치권에서 노동개혁을 추진 중이지만 현실은 노조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GM의 세르지오 호샤 사장은 한국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좌담회에서 “GM이 공장을 둔 세계30개국 가운데 한국만 매년 임금협상을 한다”면서 노조의 지속적인 임금인상 및 통상임금 판결로 인해 지난 5년간 인건비가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호샤 사장은 “노동시장 효율성은 3년 전 73위였는데 지난해에는 86위로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노사협력 지수는 129위에서 132위로 하락했다”고 지적하면서 “회사가 손실이 나도 임금인상을 요구하는데 어떻게 한국에 장기적인 투자계획을 세울 수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경영지옥’ 헬조선에서 못해먹겠다는 일갈이다.

   
▲ 근원적인 문제는 지금의 ‘노조천국 경영지옥’을 만들어내는 노동법에 있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법제도가 허락한다면 누구나 강성노조로 치달을 수 있다. 노동개혁이 미진해 현 노동법이 대동소이하다면 지금의 귀족노조, 강성노조는 여전할 것이다. 사진은 14일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59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한 노조원이 노사정 합의문에 반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하자, 이를 제지하기 위해 소화기가 뿌려지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호샤 사장은 “한국GM의 국내 모든 공장이 고비용 공장으로 분류됐다”면서 “신차 생산 배정을 받기 힘들다”고도 강조했다. 생산설비를 불가피하게 줄이는 등 고임금과 경직된 노동시장이 일자리를 죽이고 있다는 총체적인 지적이다. 미국계 산업용 장비회사인 파카코리아의 유시탁 전 대표의 언급도 호샤 사장의 지적과 맥을 같이 한다. “한국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하자 미국 본사는 한국이 아닌 중국과 인도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면서 강성 노조로 인해 철수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현대판 음서제, 귀족노조 고용세습에 부글부글”
“노조 설립 후 연례파업에 현대차 14조 매출차질”
“적자지만 월급 더 달라…조선사 노조의 이상한 셈법”

위 글귀는 노조와 관련된 기사제목이다. 한국에서의 노조는 이미 이기주의, 기득권의 상징으로 변질되어 기업들의 투자를 막고 신규채용을 어렵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년 간 이루어진 국내기업의 해외투자액이 외국기업의 국내투자액에 비해 2배에 달한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로 인해 150만개의 일자리가 해외로 나갔다”면서 “물을 서서히 끓여도 개구리는 자신이 죽는지 모르고 가만히 앉아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차는 2002년 연간 생산물량의 95%를 한국에서, 나머지 5%는 외국에서 생산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2014년에는 해외생산 55%, 국내생산 45%이다. 늘어나는 해외투자와 정체된 국내투자가 대조되는 실정이다.

한국에서 노조는 애초의 순기능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노조가 필요한 비정규직은 노조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한노총 민노총은 임금노동자 중 상위 8~9%에 해당하는 기득권 정규직의 목소리만을 대변하고 있다.

   
▲ 미국의 경우 임금인상을 목적으로 하는 파업참가자가 복귀를 거절하면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우리나라 민노총 한노총 귀족노조는 아무도 파업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진은 8월 17일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한 노조원이 일부 가동 중인 공장을 떠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아무 것도 모를 때에는 노조가 불쌍해 보일 수 있다. 의례히 “약자는 선하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정을 알고 나면 달라진다. 평균연봉 8천을 넘나드는 노조가 파업 시위를 벌이면서 신규채용을 반대한다. 어떤 조선사 노조집행부는 상품권을 노조원들에게 지급하며 파업을 부추긴다. 최근 현대중공업 노조 2만7000명이 임금을 더 받겠다는 이유로 파업에 들어가 하청업자 15만 명의 밥줄이 끊긴 사례도 있다.

근원적인 문제는 지금의 ‘노조천국 경영지옥’을 만들어내는 노동법에 있다. 인간은 이기적인 존재이기에 법제도가 허락한다면 누구나 강성노조로 치달을 수 있다. 노동개혁이 미진해 현 노동법이 대동소이하다면 지금의 귀족노조, 강성노조는 여전할 것이다. 외국인 CEO, 국내에 투자한 외국기업들도 인정하는 지옥불반도, 헬조선의 앞날이 우려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가 함께 모색하고 있는 노동개혁은 노조의 현실과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