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독자 PHEV·HEV등 선전 기대

[미디어펜=김태우기자]폭스바겐의 배기가스배출 조작으로 디젤의 인기에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되며 차세대 친환경차 시대가 빨라질 것이란 업계의 추측이다.

글로벌 최대 자동차 기업으로 그간 클린디젤이란 슬로건으로 디젤차량의 인기를 선도하던 폭스바겐의 만행이 디젤차량 전체의 신뢰를 잃게 했다는 것이다.

   
▲ 폭스바겐 게이트 일파만파, 친환경차 시대의 빠른 도입으로 현대차 LF소나타 PHEV등 국내 독자 PHEV·HEV등 선전 기대를 모으고 있다./미디어펜DB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폭스바겐 사태는 유럽시장의 디젤차 점유율 감소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의 디젤차 점유율은 2011년 56.1%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폭스바겐의 사태가 확실한 브레이크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 이번 일의 파급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고 있고 이미 환경에 대한 우려가 큰 중국 등에서는 대기오염 물질이 대거 방출되는 디젤차에 대한 반감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솔린차, 친환경차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그중 아직 대중화가 덜된 전기차의 시대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점쳐지고 있고 하이브리드(H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업계의 상황에 가장 민감한 증권가에서는 폭스바겐의 디젤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부각될 전망이라며 친환경차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동안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고효율이면서도 환경 규제를 맞추고자 주로 ‘클린디젤’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반 클린 디젤’ 정서를 자극해 전기차의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하나인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중국 정부의 세제 혜택 및 보조금, 가솔린 자동차 규제 강화, 정부의 인프라 보급으로 급성장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 전기차 시장은 작년 판매량에 육박하는 7만2711대를 판매해 미국을 제치고 글로벌 1위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 업계전문가 들의 분석이다.

애플과 구글 등 IT업체도 전기차 개발에 나선 상태라, 전기차 시장의 규모도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전기차의 신화를 쓰고 있는 테슬라는 이번달 내로 전기차 SUV인 X를 유럽 내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수입 브랜드들도 일찌감치 친환경차 개발에 나선 상태로, 최근 몇년 새 하이브리드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를 중심으로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5에 PHEV를 적용해 출시했으며, 올해안에 해치백 기반의 하이브리드카(코드명 AE)를 선보일 계획이다. BMW도 주력 모델인 3시리즈의 PHEV 모델을 내년에 출시하며, 메르세데스-벤츠도 C클래스와 S클래스의 PHEV 모델을 내년 초까지 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 SDI와 LG화학 등도 폭스바겐 사태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벤틀리가 생산할 첫 PHEV에는 삼성 SDI 배터리가 탑재되며, 닛산의 대표 전기차 리프의 신형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관계자는 “원래 문제가 많았던 디젤이지만 유럽의 클린디젤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며 “이번일이 큰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앞으로 판도를 바꿀지는 조금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