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30일 자당 김무성 대표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에 잠정 합의한 것에 대해 “굉장히 혼란스럽다”고 난색을 표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같이 밝힌 뒤 양당 대표의 합의가 “정식 합의도 아닌 것 같고 의견교환 정도 같다”고 의미를 축소하는 한편 휴대전화 안심번호 부여를 통한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안심번호가 다른 나라에도 없고 저도 굉장히 생소하다. 국민들은 더 잘 모르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 당에서 ‘예비선거 한 번 더 하자’고 공직 선거법 개정안을 냈지만 야당이 사실상 거부했다”며 “우리 당은 예비선거가 관철이 안 되니까 우리 당만의 경선제도를 만들어서 경선을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당만의 경선제도에 관해선 아직 초보적인 논의도 안 돼 있다. 그런데 뭘 자꾸 합의했다는 것인가”라며 “각 정당마다 나름대로의 경선 규정을 가지고 하는 당내 경선 룰을 합의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안심번호라는 게 보편화된 개념도 아니고 숨겨진 위험성도 상당하다”며 “정보통신회사만이 갖고 있는 비밀 권력이 남용되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전화 여론조사라는 것은 편법이며 그것이 경선이나 선거의 방식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에서 어느 나라도 그렇게 하는 나라는 없다. 다만 우리나라는 과도기적으로 여론조사를 경선 등에 활용해오고 있는데 앞으로 그건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아직 여야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선거구 획정문제에 대해 야당 일각에서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한 것과 관련, “300명 의원정수는 마지노선이다. 그걸 넘어가는 것은 국민들이 용납을 전혀 안 하실 것”이라며 “지금 인구 수에 비해 의원 수가 오히려 많은 편이지 적은 편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