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기자] “우리나라 역사에 상흔으로 남은 만한 일입니다. 정말 터무니 없는 판결이었어요.” “사건 초반부터 두 사람 모두를 가해자로 보고 재판에 회부했다면 현재와 같은 이상한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3일 밤 방송되는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한 청년을 무참하게 살해하고도 십수년 동안 자유의 몸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이야기와 당시 ‘이태원 살인사건’에 대한 전말이 집중 조명된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스무살 초반 대학생활을 하던 남학생이 이태원 한 식당에서 외국인에게 죽임을 당하는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출신의 가해자는 남학생의 몸을 수 차례 칼로 찌는 끔찍한 일이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따르면 당시 범행 장소에 있던 사람은 두 남자. 바로 패터슨(P)과 에드워드(E)였고, 이상한 것은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을 향해 범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사람을 죽인 의혹으로 재판을 진행중이던 E에게는 죄가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고, P의 경우는 흔적을 없애는 등의 행동으로 인해 실형을 받아 수감생활을 하다가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됐다.

이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은 사고의 진범이 가능성이 농후했다. 하지만 P는 수사진의 어처구니 없는 실책으로 인해 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의 몸을 싣고 유유히 한국을 떠나는데 성공했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건이 일어난 이듬해 가을 이태원 사고의 피해자인 남학생의 충격적인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다.

아울러 당시 수사진이 감췄던 P의 해외도주에 관한 사실을 찾아내 알리는 동시에 그의 종적을 찾을 수 없다면서 재기소마저 하지 않은 수사진과 달리 패터슨을 본국 현지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등 잇단 취재와 보도로 사회의 경종을 울려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 9월 유력한 살해 용의자인 P가 우리나라로 돌아오게 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수사진 기소에 이은 것으로 거의 4년 가까운 시간 만에 대한민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에 제작진은 사태의 실제 범인을 찾을 수 있을지에 집중하게 된다.

P가 우리나라로 돌아온 지난 9월 말게 정부 당국은 자료를 통해 한국과 미국 간 사법 당국의 협력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지만, P는 기어코 자신이 범인이 절대로 아니라는 입장만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여 사건 실마리를 찾는데 난항이 예상됐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이 사고가 일어나고 십수년이 흐른 현재가 돼서야 살인범이 돌아오면서 무엇이 어떻게 언제부터 잘못됐는지에 골몰하게 된다.

당시 용의자였던 E와 P 두 사람 모두 사건장소에 있었으며,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하나 이 잔혹한 행동을 막거나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사진 등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두 사람을 공동범인으로 기소하지 못한 데 대해 후회의 마음까지 밝히게 된다.

제작진은 이와 함께 P의 경우 당초 출국을 못하는 기간을 수사진이 어떤 이유에서 실수를 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눈치채지 못한 것에 강한 의문을 품게 됐다.

다른 사건 관계자들 역시 P가 송환된 이 상황에서 수사진이 그의 협의사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에 큰 의심을 갖게 되기에 이른다. 만일에 하나 수사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범행사실을 밝혀내지 못할 경우 죽은 자만 있고 죽인 사람은 없는 엽기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던 가운데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의외의 인물이 찾아온다. 바로 사건 당시 P와 함께 있었던 E가 모습을 마침내 보인 것이다. 그는 그동안 과거 이태원 살인사거의 악몽을 떠나보내고 싶었으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제작진이 확보한 미국 사법 당국의 인도 결정은 P를 우리나라로 재차 보내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에 이른다.

제작진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밀착취재와 관련 전문인들의 의견을 토대로 당시 사건을 실제상황을 다시 그려보고, 용의자였던 두 남자의 이야기에 다시 집중해보기로 했다.

이러한 작업으로 인해 마침내 두 사람 가운데 한 남자의 말이 사건 당시 정황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의혹을 찾게 되기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