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혜 기자] 치열한 분양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최근 업계에서는 업무시설 입지선정에 주로 쓰이던 ‘풍수(風水) 마케팅’을 동원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분양시장에 풍수지리 마케팅을 내세운 아파트들이 높은 청약경쟁률로 순위내 마감하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 경주 현곡 푸르지오 조감도

지난 7월 부산 사하구에서 분양한 대림산업 ‘e편한세상 사하2차’는 풍수지리를 홍보에 적극 활용해 최고 328대1이라는 청약경쟁률로 1순위 당해 마감했다.

현대건설이 지난 5월 경기 광주 태전지구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태전’은 조선 성종의 태(胎)를 묻었던 명당’이라는 풍수지리의 이점을 판촉물에 적극 활용해 총3083가구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청약경쟁률 2대1을 기록했다.

올해 초까지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광교’도 ‘조선시대 풍수지리의 대부 도선국사가 인정한 명당’이라는 홍보를 통해 아파트는 4일만에, 오피스텔은 2일만에 완판됐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풍수지리 명당이라는 강점을 내세운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청약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대우건설은 이달 옛 신라의 도읍지였던 경주시에서 ‘경주 현곡 푸르지오’를 분양한다. 약 8년만에 분양을 시작한 경주 현곡 푸르지오는 지하 2층~지상 25층, 9개 동, 전용면적 59~99㎡, 총 964가구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단지를 끼고 형산강의 줄기인 소현천과 다불미천이 흐르며 단지 앞으로는 근린공원이 조성된다.

단지가 들어서는 현곡지구는 신라 왕의 사냥터로 양지(陽地)인데다 태백산백의 끝자락에 위치해 산기운이 좋은 대표적인 풍수지리 명당으로 재물복, 자녀복이 따르는 것으로 평가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이달 부산 해운대구에서 ‘해운대 엘시티 더샵’을 분양한다. 지하5층, 지상 85~101층, 3개 동, 전용면적 144~244㎡으로 구성됐다. 이중 주거타워(85층)인 2개동에 아파트 882가구를 분양한다.

풍수에서 좋은 산, 좋은 강, 좋은 바다 등 살기 편한 자연조건의 땅을 삼포지향이라 하는데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들어서는 단지는 춘천, 장산, 남해바다가 둘러싸고 있고 인근에 온천까지 자리해 사포(四抱)의 명당자리로 불린다.

삼성물산은 이달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를 분양한다. 지하2층, 지상32층, 5개 동, 전용59~134㎡, 59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147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를 비롯한 삼성타운이 위치한 서초구 서초동은 풍수 지리적으로 남, 동, 서, 삼면에서 모인 물이 북쪽으로 흘러 한강으로 유입되는 터로 재물이 풍성한 명당으로 평가 받는다.

대림산업은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서 ‘e편한세상 신금호’를 분양중이다. 지하4층, 지상21층, 17개 동, 전용면적 30~124㎡, 총 1330가구의 규모로 조성된다. 이중 일반 분양 물량은 207가구다.

단지가 들어서는 금호15구역은 금산(金山)과 삼합수(三合水)의 명당으로 중랑천과 청계천이 한강으로 합수돼 재물과 재산이 갈수록 쌓이는 재물증식의 길지(吉地)로 알려져 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서는 쌍용건설이 시공예정인 ‘목동 아덴프라우드’ 지역주택 아파트가 분양중이다. 지하3층, 지상23층, 6개 동, 전용면적 59㎡/84㎡, 총650가구 규모로 착공된다.

이 단지는 안양천이 감싸고 있는 지형이고 뒤에 용왕산이 있어 풍수지리상 '배산임수'의 명당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주변 자연환경이 아파트 구매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풍수지리 명당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부자가 되고 싶은 소비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