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8일 “정부의 입맛에 맞는 역사교과서를 통해 미래권력을 차지하려는 친일독재세력의 속셈에 불과하다고 야당에서 비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새로 쓰여질 국민통합 역사교과서 가 친일 독재를 미화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 않는 호도에 불과하다”고 야권의 주장을 일축했다./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은 정부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 결정 관련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8일 대다수 교과서가 검·인정제 취지에서 벗어나 사실상 좌편향·획일화됐고 학생들의 선택의 자유를 침해해 역사교육 정상화를 미룰수가 없다며 정책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현행 8종의 역사교과서 중 6종은 1948년 대한민국은 ’정부수립’이라고 표기, 북한은 ‘국가수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며 “이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격하시키고 오히려 북한을 옹호하는 편향적 역사서술이 만연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현행 한국사 검정교과서는 집필·검정기간이 짧은 등 부실제작 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면서 “무척 우려스러운 부분이 상당하다”며 “예를들어 6·25가 김일성이 소련과 중국의 지원약속을 얻어낸 후 치밀하게 계획한 전쟁이란 사실을 외면하고 도발 책임을 불명확하게 기술하는가 하면 심지어 남침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교과서가 많다”고 밝혔다.

특히 “군사도발 관련 내용 보면 휴전 이후 수많은 대남도발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AL기 폭파, NLL도발, 천안함 폭침사건, 북의 핵실험 사실이 누락된 경우들이 있다”며 “북한의 독재세습과 인권문제에는 침묵한 채 역대 우리 정부의 잘못에만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김 대표와 갈등을 빚어온 서청원 최고위원도 교과서 논란에 대해 이날 처음으로 입을 열어 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특정사상에 경도된 일부 국사학자들이 국민 역사를 사유(私有)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오도된 역사로 국민통합 와해시키는 정치적 선동을 간과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서 최고위원은 “한 국가는 공유된 역사라는 DNA 위에 세워진다”며 “6·25 전쟁이 남한의 전쟁이라고 말하는 교과서, 광복군보다 김일성 군대의 항일운동을 찬양하는 교과서, 북한군과 중공군의 만행은 눈감고 국방군의 과오만 과장하며 대한민국 군대를 모욕하는 교과서가 어떻게 우리국민의 공통의 유전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김 대표는 “우리 역사교육 현실을 보면 그들이 주장하는 다양성과 창의성은 오히려 현행 검정 체제에서 더욱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다수 교과서가 좌편향 상황에 물들어가고 있고 학생들은 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획일적인 역사교과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지난 교학사 역사교과서 사태를 보면 좌파진영이 교육현장을 좌파역사의 전시장, 정치투쟁장으로 이용하려는 나쁜 의도를 드러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당시 교학사 측이 교과서 오류에 대한 수정을 모두 마쳤음에도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라는 제목을 씌우고 좌파단체, 언론 등이 찍적으로 채택을 방해해 채택률이 사실상 거의 0%였다”며 “통합역사교과서를 ‘권위주의의 산물’이라고 매도하는 세력이 보여준 행태는 한마디로 ‘다수의 횡포’였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이같은 현상을 막고자 하는 것이 ‘국민통합 역사교과서’를 만들자는 취지라며 “세계 유일 분단국이자 여전히 이념 대립의 상처가 남은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에서 균형 있는 시각에서 바라본 올바른 국가관 확립이 더없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야권의 국정화 반대 주장에 대해선 “정부의 입맛에 맞는 역사교과서를 통해 미래권력을 차지하려는 친일독재세력의 속셈에 불과하다고 야당에서 비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새로 쓰여질 국민통합 역사교과서 가 친일 독재를 미화한다는 주장은 얼토당토 않는 호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가세해 “친일과 독재를 미화할 사람이 지금 어디있는가”라며 대한민국 건국을 불인정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통은 물론 상해임시정부다. 그러나 그때는 영토, 국민, 주권 모두 일제 침탈 하에 있었기 때문에 온전한 국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람으로 말하면 어머니 뱃속의 태아와 같은 존재”라고 반박했다.

이날 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위원장으로 위촉된 김을동 최고위원은 “역사교과서는 좌파 역사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 이상 바라만보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하루 속히 제대로 된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서 미래세대의 주역인 우리 아이들이 정말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