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0일 시작해 8일 종료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파행의 연속에 여야 정쟁으로 점철된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사진=미디어펜 홍정수 기자

[미디어펜=김민우 기자]지난달 10일 시작해 8일 종료된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는 파행의 연속에 여야 정쟁으로 점철된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생국감’을 내세우던 여당과 '4생(生)국감'을 천명한 야당의 국감은 첫날부터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 필승' 건배사를 두고 거센 공방을 벌이다 파행으로 이어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 대한 특별감사 형식으로 진행하기로 한 국감도 증인 출석 문제로 파행했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놓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첫날은 물론 국감 일정이 마무리되는 8일에도 파행을 거듭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자료를 제출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버티고 있으며 여야는 고성 반말을 이어갔다.

국감기간동안 일어난 당내 이슈도 여론의 관심을 국감이 아닌 당 내홍으로 쏠리게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재신임 투표를, 혁신위원회는 공천살생부를 들고 나오는 등 당내 계파싸움을 격화시키자 야당의 전열은 크게 흐트러졌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락된 야당의 내홍은 여당으로 이어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추석연휴동안 문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뜻을 모으자 서청원 최고위원이 "대표 독단 용서하지 않겠다"는 등 공천 룰을 둘러싼 계파갈등이 폭발했다.

총선을 앞두고 야당은 김 대표 사위의 마약사건을 국감 내내 물고 늘어지자 여당도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으로 맞받아쳤다.

국감 중반 이후에는 내년 총선 선거구 획정안이 이슈로 부상하면서 의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여야 원내지도부가 나서 정개특위서 조속히 강구키로 합의하는 등 급히 불끄기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정책이나 이슈에 대해 예리하게 파고들고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맹탕질의'에 시선끌기만 이어졌다.

'롯데사태'와 관련해 국감장에 나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의원들은 "한일전 축구 때 한국을 응원하겠느냐"거나 자신의 지역구에 골프장을 건설하지 말라는 등의 질의로 국감의 김을 뺐다.

고성 막말이나 피감기관과 증인을 향한 고압적 질의나 '셀프 성형도구'를 소개하는 등 '시선끌기' 경쟁은 더욱 심해졌고 '노동개혁'이나 전월세 대란, 청년 일자리 대책 등 민생에 직결된 이슈들도 심도있는 토론없이 '수박 겉핧기식' 질의와 답변에 그쳤다.

피감기관장들도 무성의한 태도나 부적절한 대답으로 논란을 증폭시켰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분간의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구받자 "머리가 나빠서, 7분 내내 질문만 하셔서 뭘 답변할지 모르겠다"고 답해 고성이 오갔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자신의 답변이 제지당하자 "어허, 참"이라고 호통치듯 말해 국감 파행을 초래했다.

국감 후반에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문재인 대표가 공산주의자라고 확신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형된 공산주의자" 등의 발언을 해 야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