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역사교과서의 좌편향을 비롯,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집필기준을 바꾸거나 국정교과서로 돌리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 대부분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 개인의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 작은 정부, 세계화와 통상의 중요성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뿐더러 대한민국 헌법가치를 부정하는 기술 행태를 보이고 있다. 역사교과서는 기술의 좌편향,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방해 사태, 대한민국 역사 왜곡 등 현재 한국사회의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 탈북자 김정(가명)씨는 40대 여성으로 북한에서 교사 생활을 했고, 탈북한 후 한국에 거주 중이다. 최근 빚어지는 역사교과서 왜곡과 관련하여 미디어펜에 북한 교과서의 실상과 한국 역사교육의 모순을 밝히는 글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탈북 여교사가 본 역사교과서 왜곡 (3)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교재는 공산국가의 교재와 엄격히 달라야 한다.

북한에서 교원으로 종사했던 나는 부끄럽게도 북한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독재체제유지를 위한 온갖 거짓으로 일관된 교과서에 매달려 아이들을 가르쳤다. 거짓을 가르치면서도 거짓인줄 판별할 줄 모르는 문맹자로 살았다. 세상에 태어나 걸음마 뗀 순간부터 철저한 김씨 독재 교육의 산물로 자랐다.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는 맑디맑은 눈동자에 내가 가장 처음으로 선 곳이 김일성, 김정일, 이 두 사람의 초상화 앞이다. 

엄마 품밖에 모를 다섯 살 나이에 초상화 앞에 서서 유치원선생님이 외워주는 대로 “아버지 김일성 원수님, 김정일 장군님. 고맙습니다.”를 연방 큰 목소리로 외워대야 했다. 김일성부자가 우리한테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그냥 빈주먹을 쥐고 서서 외쳐댔다. 누가 더 큰 목소리로 목청껏 외쳐대는 가에 따라 선생님은 이름까지 불러 칭찬을 해대곤 했다. 그리고는 “김일성, 김정일의 연구실”이라는 패쪽을 단 방안에 들어가서 김일성 부자의 사상침투를 또 새롭게 받곤 하는 것이 하루일과의 첫 번째였다. 이렇게 꾸준히 다섯 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김일성부자의 우상화만 배우며 자랐다.

종당에는 우리를 낳아준 아버지, 어머니를 착각하고 우리의 심장 안에 김일성부자를 진정한 어버이처럼, 하느님처럼 받아들이고 살아왔다. 그들이 우리인민들에게 어떤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종당에는 굶어죽으면서도 그들의 만세를 기꺼이 불러야 했다. 자기를 사랑하며 자기를 위한 생은 끝내 살아보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모든 것을 김 씨 독재를 위해 초개와 같이 바치는 것을 낙으로 여기도록 철저한 교육을 받았다. 세상 밖의 그림자를 볼 수 없게 울타리를 친 곳에서 세상이란 이것 밖에 없는 줄 알고 살았다.

   
▲ 역사교과서는 기술의 좌편향,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방해 사태, 대한민국 역사 왜곡 등 현재 한국사회의 뜨거운 현안으로 떠올랐다./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더욱이 정의와 진리는 항상 우리 북한에만 있는 것처럼 매도되어 살아왔다. 남북 사이에 벌어진 모든 일들은 항상 남조선에다가 들씌우고 전 세계에의 면전에서 뭇매를 맞으면서도 “장군님께서 대적투쟁에서 승리하셨다.”하고, 또는 한국이나 미국에서 북한에 식량을 지원주면 “장군님이 대적투쟁에서 승리하고 미국이나 한국이 어쩔 수 없이 우리한테 설설 기면서 보내준 쌀”이라고 강연회와 방송에서 대대적인 성공세로 떠들어댄다. 그러면 나도, 그리고 북한인민들은 미국이나 한국이 진짜 김정일한테 섬겨 바친 쌀인 줄 안다. 이렇게 아주 어릴 때부터 받아온 교육은 세뇌화 되었다.

요즘 한국사 교과서 논란을 보면서 생각이 깊어진다. 한국사 교과서 여러 곳의 문체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면 이것은 우리 공산국가인 북한식 교재내용이구나 하고 한숨을 짓는다.

좌편향교재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고들어 분석해 보니 난감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은 각각 북진 통일과 적화통일을 내세우며 옹진반도를 비롯한 38선 부근에서 잦은 무력충돌을 빚고 있었다.”

“이승만 정부는 북진통일을 주장하고 반공정책을 폈고 북한은 미군철수를 주장하며 적화통일공세를 펼쳤다.”

좌편향교과서의 이러한 글줄들은 남북을 똑 같이 취급하며 전쟁책임이 다함께 있음을 전재했다.

“독립 운동가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사회주의 방식의 경제개혁을 통해 부의 균등분배를 이루려는 것이었다.”

이것은 현 대한민국의 체제가 잘못된 것처럼 말하고 있다.

“김일성은 중국과 소련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는 독자적 자주노선을 추구하는 한편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군사력을 강화하면서 김일성 유일지배체계를 확립하였다”

이렇게 기술함으로서 주체사상을 미화하고 독재체제를 유일지배체제라고 왜곡 기술했다.

북한정권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역사를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이다. 인류역사상 유례에 없는 3대 독재정권을 1인 지배체제, 유일 지배체제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북한을 싸고도는 좌편향 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배고파서 굶어 죽어가고, 정치의 쇠몽둥이에 맞아 죽어가고, 이렇게 저렇게 죽음이 난무하는 북한이란 나라의 사상에 왜 먹혀 들어가려고 하는지 이해불가이다.

   
▲ 검정체제 이후 출판된 교과서를 살펴보면 국사학계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문재인 대표는 선택의 자유와 사가들의 자율성을 얘기하지만, 국사학계 및 그들이 조장해낸 교과서에는 ‘자율’과 ‘경쟁’이 없다. 전체주의 집단화하여 반일 반미를 포함, 대한민국에 대한 반감과 종북사관 민족사관을 담기에 바빴다. 9월 8일 자유민주수호연합, 나라사랑실천운동, 바른사회시민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통한 교육정상화를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것들을 우리 대한민국의 후대들에게 읽게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내가 만나 본 사람들 중에 금방 물오른 애나무처럼 북한에 대한 환상이 있는 사람들 몇 명을 보았다. 그들은 지금 북한이 못살지만 북한식 사상이 우리한테 적합한 것도 있지 않느냐 하는 태도이다. 교육에 의해 이미 머릿속에 박힌 인식이란 몸 밖으로 다시 배출시키기 힘들다. 교육이 잘 못되면 세뇌되어 틀린 것을 눈앞에 뻔히 보면서도 주장하지도 못한다. 이렇게 세뇌와 교육은 떨어 수없는 쌍둥이이다.

세상바람을 갓 씌우기 시작한 우리 아이들에게 교과서란 한생을 사는데서 삶의 지팡이가 될 수 있는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자기나라의 역사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면 애국심조차 허물어질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제때에 처지하지 못하는 참으로 애매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교재는 공산국가의 교재와 내용이 엄연히 구별되어야 한다. /김정 탈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