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는 폭넓은 학술활동을 통해 기업정책 및 경제발전 연구에 매진한 ‘기업경제’ 전문가다. 좌 교수는 양극화와 저성장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답, 한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의 동반성장 기조를 회복시킬 방안에 대해 기존 주류경제학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좌 교수는 저서 『박정희, 살아있는 경제학』을 통해 “오늘날 세계인류가 부딪치고 있는 고난도의 경제문제와 더불어 한국경제 동반성장의 해법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박정희 시대의 기업부국패러다임, 신상필벌의 차별화원리 속에 있다”고 밝힌다. 미디어펜은 향후 한국경제의 길을 찾고자 하는 취지에서 좌승희 석좌교수의 저서 『박정희, 살아있는 경제학』의 일부를 발췌하여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아래 글은 아홉 번째 연재다. 저서를 펴낸 곳은 출판사 ‘백년동안’이다. [편집자주]

 

   
▲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겸 미디어펜 회장

[박정희, 살아있는 경제학⑨] 동반성장·창조경제 성공리더십

8장 박정희의 성공 리더십과 오늘에 대한 교훈

박정희 리더십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논쟁거리가 될 수 있는 “‘정치의 경제화’와 ‘경제의 정치화’, 어느 패러다임이 경제발전을 가져올까”라는 질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민주주의 속성과 경제발전의 원리에 대한 우리의 견해와 그동안의 한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발전사에 따르면 정치를 경제화하는 나라만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그 예 또한 많지 않다. 물론 이를 위해 독재나 권위주의 정치에 반드시 의존해야 한다거나 혹은 서구 민주주의에 의존해야 좋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정답은 없어 보인다. 후진국들 중 독재정치 하에서도 성공한 예가 희귀한 것과 마찬가지로 서구식 민주주의 하에서 정치의 경제화를 이루기가 그리 쉽지 않음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에는 영국의 대처 수상이 전형적으로 ‘정치를 경제화’한 리더십으로서 3류국가로 전락하는 영국 경제를 살려 냈다.

덩샤오핑, 리콴유(李光耀) 등이 박정희에 가까운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박정희의 정치적 공과는 정치가나 정치학자들의 판단영역이지만 국민경제 발전의 측면에서 볼 때 그의 선택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박정희의 리더십은 경제민주화를 배격하고 정치를 경제의 수단으로 삼았다. 철저하게 성과에 기초하여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운 하나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거의 최초의 초고속1) 동반성장의 경제적 도약을 이룬 희귀한 경제적 차별화 리더십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즉 신상필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메시지와 정책으로 흥하는 국민들을 우대함으로써 모두가 흥하는 대열에 참여케 하고 결과적으로 흥하는 이웃들을 양산하는 데 성공한 경제적 차별화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 『박정희, 살아있는 경제학』(좌승희 著)은 ‘기피의 대상’으로 방치된 한국경제의 핵심적 시기를 경제학적 분석의 화두로 삼은 저작이다. 저자는 자본주의 경제의 기능적 본질에 입각하여 박정희 시대를 분석함으로써 박정희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성공원리를 밝히고 있다.

정치적 독재도, 정부 주도도, 기업 육성도, 수출 육성도, 중화학공업 육성도, 새마을 육성도 모두가 ‘독특한 박정희의 신상필벌의 차별화 리더십’ 때문에 성공에 기여할 수 있었지, 이러한 리더십이 없었다면 정치적 독재를 해도, 정부 주도로 해도 기업 육성정책과 수출 육성정책 그리고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은 물론 새마을운동마저도 모두 평등주의로 빠져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이 우리의 발견이며 역사의 경험이다.

마지막으로 박정희의 성공의 진수를 오늘날의 경제문제들과 연관해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차원에서 다시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박정희 경제성공은 동반성장과 행복경제의 모범이었다. 성과에 따른 차별적 대우로 모두를 발전의 길로 유도함으로써 동반성장을 이끌었다. 너도나도 앞선 자의 성공 노하우를 따라 배워 스스로 돕는 자로 변신하여 흥하는 이웃이 되었다. 수출 성공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이들의 국내 투자를 적극 유도함으로써 외수·내수, 대기업·중소기업, 제조업·서비스업을 동반성장시키고 지속적으로 국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모든 국민의 행복시대를 열었다.

둘째, 세계최고의 창조경제를 이룩했다. 1950~1960년대 마차를 굴리던 농업경제를 1980년대 자동차를 타는 첨단산업국가로 변신시킨 창조경제의 모범이었다.

셋째, 세계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육성한 중소기업 육성전략의 모범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놀라운 경제변화를 ‘시장의 차별화 기능에 따라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신상필벌의 리더십’으로 달성하였다.

   
▲ 좌승희 교수는 "현대적 의미의 기업이야말로 생산요소를 효과적으로 결합·활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 또는 부(富)를 창출하는 핵심장치"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의 요체는 ‘시장경제’라기보다는 ‘기업경제’라 칭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좌 교수는 박정희 경제정책이 자본주의 본질적 기능인 ‘기업경제’에 부합하도록 추진되었으며 그런 의미에서 박정희시대 정책패러다임을 ‘기업부국 패러다임’으로 정의한다./사진=미디어펜

오늘날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난제들을 풀고 싶다면 바로 박정희의 성공원리를 다시 되새겨 교훈을 찾는 일부터 해야 할 것이다. 박정희 청산이 아니라 재발견을 통해 많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박정희의 성공원리는 오늘날 저개발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대부분의 포퓰리즘 혹은 사민주의 하의 개발도상국들, 더 나아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서구 선진 사민주의 국가들에게도 큰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이 그동안 ‘경제의 정치화’를 통해 경제평등주의 정책체제를 공고히 함으로써 ‘경제적 차별화 발전원리’에 역행해 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또한 저개발과 장기 성장정체를 벗어나는 길이야말로 바로 ‘경제적 차별화 원리’의 회복에 있음을 쉽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좌승희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겸 미디어펜 회장

1) 최고속 성장의 기록은 최근 중국에 의해 깨지고 말았다. 그러나 최초의 최고속 기록은 영원히 우리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