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강화 기조는 내년에도 유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하며 수신금리는 내려간 반면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압박에 은행권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금리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은행의 예대금리차 역시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하며 수신금리 이자는 내려간 반면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30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신규 취급 기준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 예대금리차는 1.00∼1.27%p로 집계됐다. 예대금리차는 가계 대출금리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것이다.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모두 1%p(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23년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이들 은행의 평균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 금리는 4.514%로 전월 4.416%보다 상승한 반면 평균 저축성 수신금리는 3.364%로 전월 3.38%보다 떨어졌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8월 이후 4개월 연속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리 하락기에는 통상 예대금리차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 예대금리차 추이를 살펴보면 오히려 확대됐다. 이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으로 수신금리가 즉각 인하된 반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압박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주요 은행들이 최근에도 예·적금 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나서면서 이달에도 예대금리차는 더 확대됐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이날부터 13개 예적금 상품에 대한 기본금리를 최대 0.2%p 인하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27일 예·적금 금리를 상품에 따라 최대 0.25%p 내렸고, 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각각 20일과 23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25%p씩 인하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40%p 내렸다.

새해부터 은행들의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가 새로 적용되면서 대출 제한 조치도 속속 해제될 전망이지만, 가계부채 강화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들로부터 내년도 가계대출 경영계획 초안을 받았으며, 연초 가계대출이 쏠리지 않도록 월‧분기별 대출 현황을 점검하는 등 내년 역시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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