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우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비주류 인사들이 12일 토론회를 열어 혁신위원회를 비판하고 계파패권주의 청산 등 새로운 쇄신방안을 내놓으며 혁신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김한길 안철수 전 공동대표, 박지원 박영선 전 원내대표 등 비주류 수장과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 등 비주류 의원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는 ‘새정치연합,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김 전 대표는 “(지난 4월 재보선 패배 이후) 많은 분들이 우리 당 최고의 혁신은 패권정치의 청산이라고 지적했지만 혁신위 생각은 달랐던 것 같다. 혁신위는 세부적인 공천 절차에만 집중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문재인 대표가 내세운 혁신위 결론은 국민 신뢰와 지지를 구하는 데 실패했다”며 “오히려 당 내 분열과 분란을 조장하고 말았다. 혁신의 이름으로 또다시 계파 패권을 강화하려는 의도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전 대표는 “혁신위는 뺄셈의 정치를 시도하고 있다. 편가르기, 찍어내기에 그치지 않고 당 밖 인사의 재입당을 막아야 한다며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3일 혁신위가 조경태 의원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한 해당 행위자’로 지목하고 “탈당, 신당은 최대의 해당행위”라며 공개적으로 탈당 및 신당 창당이나 합류를 선언한 사람의 당직 박탈 및 복당을 불허할 것을 요구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혁신위는 끝났지만 왜 구성했고 무슨 혁신을 했는지 의문만 커졌다. 혁신위는 종료됐지만 당은 아직도 혼란스럽다”며 “혁신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분열에 정면으로 맞서 답을 내야 총선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야당이 힘을 합칠 방법은 통합전대다. 문재인 대표도 여기 출마하는 것이 좋겠다”면서 “뭉치기 위해서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통합전대의 필요성을 재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최원식 의원은 "혁신위는 19대 총선 공천과 4월 재보궐 패배에 대한 분석을 하지 않았다. 외부에서는 패배 원인이 계파패권주의와 중도확장 실패라고 진단했는데, 이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함께 발제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도 “혁신안이 현실적으로 무리가 많다. 당원의 역할을 대폭 축소했는데 정당의 본질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유권자가 선출한 의원을 외부인사 평가로 공천에서 배제하는 발상도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여당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고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진짜혁신’과 ‘통합’을 촉구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당내 모든 세력이 계파 기득권을 내려놔야한다”면서 ‘진짜 혁신’과 ‘야권 통합’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덧셈의 정치가 없었다면 민주정부 10년도 없었을 것”이라며 “당을 떠났던 이들도 모두 돌아와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정권의 퇴행적 음모의 배경에는 우리 당을 깔보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 당이 제대로 서있다면 음모를 꿈꾸지 못햇을 것”이라며 “부패척결과 낡은진보 청산을 중심으로 한 혁신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낡은 진보 청산’구상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서도 ▲배타성 ▲무능 ▲불안 ▲무(無)비전을 낡은 진보로 규정하고 당의 체질변화를 촉구한 바 있다.

안 전 대표는 “특정한 사람이나 세력을 거론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언제까지 돌아가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의 지지가 자신에게 있음을 과시하며 당권을 호소할 것이냐”고 지적하며 문 대표가 패배한 18대 대선 평가보고서 공개검증을 요구하는 등 문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