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폴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리더십 ‘휘청’

[미디어펜=김태우기자]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과 관련된 파장이 국내로 까지 확장되며 친환경 아이콘 폭스바겐코리아의 위상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적극적인 제스처로 문제에 대처하고 있는 본사와 해외시장의 움직임과 달리 무책임한 대응으로 아닐하게 대처하며 본사의 지침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국내 고객들에게 실망감을 넘어 분노케 하고 있다.

   
▲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이에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사장의 리더십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의 시작은 지난달 22일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배기가스 조작을 첫 시인하고 리콜을 발표하면서 부터였다. 이후 폭스바겐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국내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과 동일모델이 국내에서도 판매됐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모델을 보유한 국내 고개들의 걱정은 고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폭스바겐코리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국내에 얼마나 많은 차량이 보급됐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지 조차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사태가 발생한지 10일이 지난 후 비로소 문제가 된 차량과 동일모델이 국내에 9만2247대가 판매됐음을 밝혔다. 이후에도 한참을 침묵으로 일관하며 후속조치와 관련된 방안을 내놓지 않아 소비자들의 속을 태웠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지난 7일 리콜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폭스바겐이 미국에서 리콜을 발표한지 무려 20여일이 지난 뒤였다.

더욱이 이날은 토마스 쿨 사장이 국회 국토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날로 일간에선 토마스 쿨사장의 면피용 꼼수라는 비판의 여론도 거셌다.

실제 국감에서 이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토마스 쿨 사장은 “공식사과가 늦은 것은 사과드린다. 한국 지사 측에서도 충분한 정보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마스 쿨 사장은 국감장에서 “리콜을 하겠다”고만 밝힌 뒤 구체적인 일정과 대상범위, 계획 등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고 국감을 모면하는데 만 집중을 하고 있는 듯 했다.

토마스 쿨 사장은 국감장에서도 ‘죄송하다’ ‘사과드린다’는 말만 반복했을 뿐 구체적인 해결책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토마스 쿨사장과 폭스바겐코리아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정부에서도 분제가 된 차량의 배기가스 재검증에 나섰고 이후 정확한 리콜 범위와 시기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국내 조사 결과 문제가 없으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폭스바겐 디젤 엔진이 미국에서 문제가 된 것은 미국의 배출 가스 허용 기준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이 다른 국가에선 기준치를 통과 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국내기준의 경우 특별히 업격한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 미국에서 문제가 된 차량이라도 국내에선 큰 제지를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폭스바겐의 시간 끌기로 최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다.

토마스 쿨 사장은 국감장에서도 사실상 ‘사기’를 당해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에 대한 해결책이나, 배출가스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된 일반 사람의 피해 복구 조치에 대한 지적에 대해 “조사 결과가 나오면 대책을 세우겠다”는 말로 현재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고객들에게 성실히 알리겠다고 했지만 정작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 마련된 ‘F&Q 게시판’에는 ‘차 수리에 필요한 것이 정확히 무엇입니까?’ ‘정비소에 예약을 해야 합니까?’ ‘수리는 얼마나 걸립니까?’ ‘해결책은 언제쯤 알 수 있습니까?’ 등의 질문이 올라왔다.

해당 질문에 대한 대답은 ‘현재 기술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해결책이 마련되는 대로 연락 드리겠습니다’ ‘해결책이 마련되는 대로 알려 드리겠습니다’라는 답변뿐이다.

고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만든 게시판이 오히려 고객들의 볼멘소리가 나오는 창구가 되고 있다.

이미 고객들은 폭스바겐에 등을 돌리고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전체 수입차 판매량이 2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폭스바겐만 전달 대비 7.8% 줄어들며 역주행했다.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되며 본사가 독립경영체제를 권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본사의 입장만 기다리고 있는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의 안일한 태도가 계속된다면 고객들의 불만 또한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앞으로 토마스 쿨 사장이 얼마나 적극적인 자세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지 귀추가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