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유 삼탕 사용? 충암학원 급식비리 몰매 현실성 없는 마녀사냥
   
▲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

충암중·고 급식운영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 발표는 일파만파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배송용역비 허위청구 2억 5천여만 원, 쌀 빼돌리기 9천여만 원, 식용유 빼돌리기 5천여만 원 등 모두 4억여 원의 식재료 및 식자재를 학교가 횡령했다니! 횡령을 확인했다는 교육청 보도 자료로 인해 여론의 묻매를 맞은 학교는 폐쇄되어야 할 처지에 몰렸다.

국가교육국민감시단은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 발표가 언론에 터져 나온 지난 4일 좌파교육감의 사학때리기 이념정책이 만들어낸 마타도어라고 강력히 비난한 바 있다. 연이어 6일 배송용역비 허위청구가 사실무근임을 밝혔고, 9일에는 쌀 빼돌리기 의혹도 허무맹랑한 가설에 불과함을 밝혔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식용유 횡령 역시 사실과 너무나 거리가 먼 주장임을 밝히고자 한다.

근거 없이 주장만 있는 교육청 발표내용

먼저 교육청 감사팀의 발표내용과 그 주장하는 근거를 요약하면, 충암에서 지난 4년간 학교급식을 위해 구매한 식용유가 2,688통이고 같은 기간 사용 후 폐유로 되판 것이 282통이다. 통상 학교의 폐유회수율은 30~40%인데 충암중·고의 경우 11%에 불과하여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폐유회수율이 다른 학교에 비해 낮다는 것을 근거로 60%의 식용유를 빼돌리고 나머지 적은 식용유로 3탕 4탕 사용하여 회수되는 폐유의 비율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교육청 감사팀의 주장은 2가지 점에서 근거가 매우 빈약함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통상 30~40%가 폐유회수율이라는 주장부터 잘못된 것이다. 둘째는 충암에서 튀김요리를 조리할 때 3탕, 4탕 했다는 아무런 근거를 제시한 바 없다. 단지 폐유회수율 차이를 전제로 그렇게 상상력을 발휘하여 추정했을 뿐이다.

   
▲ 사진은 충암고의 튀김솥(500인용) 2개 및 식용유. 식용유는 5통씩 사용한다. 튀김솥 앞에 식용유통이 보인다./사진=국가교육국민감시단

충암학원 식용유 횡령의 근거가 된 폐유회수율
학교 조리실의 특수성을 무시한 교육청의 오판!

첫째, 튀김요리의 폐유회수율이 30~40%라는 교육청 감사팀의 주장이 충암중·고의 경우에는 매우 잘못된 논리라는 점이다.

A중학교 조리실의 예를 들어보자 조리기구인 튀김 솥은 큰사이즈(700인용) 하나가 설치되어 있고 식수인원은 800명이다. 튀김 메뉴가 있는 날이면 튀김 솥에 식용유 5통을 붓는데, 약 1시간 반 정도 튀기고 나면 폐유가 3통(60%) 정도 나온다. 통상 식용유를 재탕까지 사용하는데, 재탕 후 나오는 폐유는 36% 정도이니 감사팀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

충암중·고 조리실의 경우는 많이 다르다. 튀김 솥은 보통사이즈(500인용) 2개가 설치되어 있고 식수인원은 2011년과 2012년에 3,000여명, 2014년에 2,500여명, 금년에 2,200여명이다. 문제가 된 지난 4년 동안 평균 2,600명을 식수인원으로 잡더라도 500인분 튀김 솥 하나로 1,300명분을 튀겨내야 한다. 영양사의 진술에 의하면 솥 하나에 식용유 5통을 넣고 1,300명분을 튀기고 나면(소요시간 약 3시간) 폐유가 2통(40%) 정도 나온다고 한다. 재탕까지 하면 16%의 폐유가 회수되는 것이다.

800인용 사이즈 솥에서 800명분을 튀기는 것과 500인용 사이즈 솥에서 1,300명분을 튀기는 것은 조리시간, 튀김의 양, 튀겨내는 속도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폐유 회수율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 조리시설 비교표

둘째, 충암중·고와 같이 특수한 조리실 상황에서는 튀김요리 3탕은 불가능하고 실익도 없다는 점이다.

충암중·고의 경우 18년 전 건물 지하 40평 남짓한 장소에 조리실을 마련하여 위탁운영에 의해 급식을 시작했었다. 당시에는 조리시설의 설치 및 개보수를 위탁 업체가 담당했으나, 2011년경 직영급식으로 바뀌면서 학교가 조리시설을 직접 운영하게 되었고, 교육청은 직영급식을 위해 식당이 없는 학교는 대부분 식당을 지어주고 조리시설 역시 교육청 예산으로 지원하여 신규투자 및 개보수를 해오고 있다. 그런데 충암의 경우 식당 신축도 하지 못했고 조리시설에 대한 신규투자나 개보수도 거의 없었다.

40평 남짓한 조리공간은 2천 6백 명의 급식을 해내야하는 조리시설로는 절대적으로 비좁은 공간이다. 현재 설치된 밥, 국, 주찬, 튀김 등의 조리기구는 한번에 1,000명분 정도의 용량이다 보니 대부분의 조리기구가 1식에 두 번 조리를 해야 한다. 튀김 솥 역시 큰사이즈 3개가 필요하나 보통사이즈 두 개 뿐이며 따라서 보통 학교들은 1시간 남짓이면 될 일을 충암중·고는 3시간을 튀겨야 한다. 식당이 없으니 교실배식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그만큼 조리를 일찍 시작해야 한다. 여유가 있는 학교처럼 튀김을 걷어 올리면 일일이 채에 받쳐서 기름을 뺄 여유도 없다. 그만큼 식용유의 회수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튀김솥 용량, 조리시간, 식수인원, 튀김 종류,
조리시간 촉박함 등에 따라 폐유 회수율은 천차만별

식용유는 튀김요리에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전 종류도 모두 식용류를 사용하여 전판에서 부치게 된다. 전에 사용하는 식용유는 전혀 회수되지 않는다. 충암중·고는 지난 6월 중·석식을 포함하여 파전, 동그랑땡 등 7번의 전 메뉴가 들어가 있다.

충암중·고의 경우 위와 같은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하면 폐유 회수율이 16%보다도 훨씬 더 떨어지는 것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 사진은 충암고의 주찬조리기구. 갈비찜용 고기 핏물 빼기를 위한 조리기구다. 이런 식으로 두번 조리를 해야 한다./사진=국가교육국민감시단

만약 교육청의 주장처럼 3탕, 4탕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하면 3탕만 하더라도 폐유 회수율은 5% 미만이어야 한다. 3탕을 한다는 것은 재탕까지 한 폐유를 모아 두었다가 5통이 모이면 한번 다시 사용한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재탕한 폐유가 5통이 모이려면 한 달은 모아야 할 것이다. 재탕한 폐유를 모았다가 한 달씩 기다려 3탕을 한다는 것은 과도한 상상력일 뿐이며 비용절감에도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교육청의 주장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적어도 급식실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식용유 재탕 사용만으로도 폐유 회수율은 10%대
식용유 삼탕 사용은 실익 및 현실성 없는 교육청의 억지주장

셋째, 식용유를 빼돌리기 위해 과대구입했다는 교육청 주장도 전혀 근거가 없다.

충암중·고 조리실에는 구이를 하기 위한 대형오븐이 없다. 설치할 장소도 마땅치 않고 교육청에서 시설을 보완해 주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학교에 비해 튀김요리가 더 많이 식단에 들어가는 편이다. 2015년 6월의 경우 중식에 8번 석식에 7번의 튀김요리가 들어갔다. 오븐기가 있는 학교의 경우 구이 종류의 메뉴를 짜기 때문에 튀김요리는 그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다른 학교에 비해 식용유를 더 많이 쓸 수밖에 없고 그만큼 급식재료비를 아끼기 위해 재탕 사용을 하게 된다. 사실 식용유를 재탕으로 사용하는 것은 영양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븐이 없어 튀김요리가 더 많이 식단에 포함된 이유 외에 과연 식용유 과대구입을 했는지 한창 감사가 진행 중이던 2015년 6월의 경우를 살펴보자. 마침 식재료를 빼돌리는 걸 보았다는 제보자가 제시한 사진도 6월에 찍은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2015년 6월 식단 중 튀김요리 종류와 휫수 식용유 구입내역을 살펴보면, 중식(2,200여명)에 8회, 석식(300여명)에 7회, 기름에 튀기는 전 종류가 7회이다.[별첨 식단표 참조] 조리종사원에게 확인하니 중식의 경우 솥 하나당 1회 튀김에 식용유 5통, 석식은 솥 하나에 식용유 4통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기준으로 식용유 재탕 사용이 없다면 월 약 112통의 식용유를 구입해야 한다.

   
▲ ‘2015년 6월 튀김/전 메뉴 식용유 사용 예측 현황’ 표

만약에 식용유를 재탕까지 사용한다면 구입량보다 40% 늘어난 양으로 사용이 될 것이다. 그렇게 가정하면 112통 사용량을 내기 위해 80통을 구입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6월 식용유 구입량은 83통이었다. 지난 4년간 충암중·고 급식을 위해 구입한 식용유가 월평균 55통이었다.

이처럼 식용유 구입량과 튀김메뉴의 횟수가 재탕을 기준으로 상관관계에 있고 그러한 튀김요리는 칼로리가 계산되어 식단을 짤 때 교육청에서 지침으로 준 1식 당 칼로리를 넘길 수 없게 되어 있으니 식용유 과대구입이라는 논리는 가당치도 않은 것이다.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