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역사보다는 뿌리까지 부정…국정화가 필요한 이유
   
▲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보통대학생이 바라본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요즘 들어 정말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바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다. 친일~, 우편향~, 종북~, 좌편향~, 왜곡~ 등등... 진짜 역사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지금 쓰이는 단어들을 보면 역사교과서 문제가 정치교과서 문제같이 느껴질 정도다.

정치권에서는 벌써 이것을 쟁점화 시켜서 본인들의 이득을 챙기기 위해 아우성이다. 거리에는 벌써 촛불을 켜고 시위에 나서는 이들까지 생겨났다. 아직 나오지도 않은 교과서를 두고 친일교과서이니 왜곡교과서이니 하는 말들을 붙이는 것을 보면 웃기기까지 하다.

이번 문제의 쟁점은 간단하다. 현행 8종의 검인정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여기서 보통 할 수 있는 생각은 교과서사 국정화 되면 획일화되고 시장논리에도 어긋나고 친정부적으로 편향된 역사를 배우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들 것이다.

우선 ‘국정화’ 라는 것 자체는 시장논리에 어긋난다. 그래서 여러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학자나 학생들이 반기를 들 수 있다고 본다. 문제는 교과서라는 것 자체를 시장의 수요자인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체제인가 하는 점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학생들은 시중의 8종 교과서모두를 배울 수는 없다. 교사의 재량으로 선택된 교과서이거나 역사를 배우기 전 상태인 학생들이 다수결로 선택한 교과서를 채택할 것이다. 이는 시장논리가 애초에 전혀 적용되지 않는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장논리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 역사교과서문제에 적용되려면 공교육 존치문제로 이어져야하기 때문에 이 논의는 약간 시각이 엇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제의 쟁점은 간단하다. 현행 8종의 검인정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한다는 검인정교과서가 아이러니하게도 역사교과서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획일성을 가져오고 있다. 이는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방해하고 억압하는 등 전체주의 방식으로 드러난다./사진=연합뉴스TV 영상캡처

진짜 중요한 점은 지금부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도입하려는 곳의 논의는 반대한민국, 시작부터 잘못된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기술되어 있는 지금의 검인정교과서를 정상화 시키자는 것이다. 이것은 긍정의 역사관을 도입하자는 것이요. 사실의 역사를 알려주자는 것이다. 말 그대로 비정상의 정상화이다. 우편향이나 좌편향의 문제가 아닌 옳고 그름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역사라는 것은 다양한 사관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수많은 평가들이 오고간다. 특히나 우리나라 같이 역사적 특수성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는 그러한 생각들이 더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받아들여서 만든 편찬 방식이 검인정 교과서 방식이고 검인정 교과서 편찬방식은 다양한 역사관을 기초로 전문성을 도모한 교과서를 만들자 라는 것이 그 골자다.

하지만 지금처럼 특정 단체 출신의 교사들이나 특정 역사연구회 출신 학자들이 적게는 한권에서 많게는 세권까지 검인정교과서 집필에 투입되는 현실에서는 관점의 다양성을 도모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기존교과서의 문제점을 수정 보완하라고 명령했지만 교과서 집필진들은 수정은커녕 1심 2심 모두 패하고 상고심까지 끌고 가고 있는 지경이다. 다양성의 문제를 떠나서 개정의 여지조차 알 수 없다.

다양한 시각을 갖게 한다는 검인정교과서가 아이러니하게도 역사교과서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획일성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 교육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상황적 특수성, 현 교육제도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OECD국가들이 검인정교과서를 도입했다라고 해서 그 나라들과 동일하게 가는 일이 아니다./사진=미래엔 교과서 현대사 첫페이지

하지만 그러한 획일성보다 더 큰 문제점이 있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가 번영의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관을 오도한다는 점이다. 사회주의와의 혈투,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한 배경을 가르치기 보다는 민족중심주의의 가르침이 먼저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친일파가 세운 나라고 건국 대통령은 통일을 저해한 독재자로만 치부되었다. 공산사회주의와의 투쟁은 뒷전이다. 대한민국 기업의 발전사는 감동의 역사 그 차제이지만 그런 교육은 받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기업의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되지 않으면 다행이다.

긍정의 역사보다는 뿌리부터 부끄러운 역사교육이 지속되다 보니 요즘 가장 유행하는 단어가 ‘헬조선’이 되어버린 건 당연일 일지 모른다.

교육은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상황적 특수성, 현 교육제도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히 OECD국가들이 검인정교과서를 도입했다라고 그 나라들과 평균을 맞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의 국정방식이 아닌 다양한 시각을 가진 학자들이 모여서 역사교과서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기구가 만들어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다양성과 전문성 그리고 객관성까지 도모하는 제대로 된 역사교과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 정말로 이번 논의가 있은 다음에는 사실에 입각한 역사교과서, 모든 일에 대한 경중과 과오가 제대로 서술된 역사교과서가 탄생하길 바라본다. 더 이상 역사교과서문제에 색깔논쟁이나 정치논쟁이 덧입혀져서는 안 될 것이다. /최종부 경제진화연구회 부회장

(이 글은 자유경제원 '청년함성' 게시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