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경기 용인 ‘캣맘’ 벽돌 살해사건의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대상에서 제외되자 해외 사례와 비교,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경기 용인 ‘캣맘’ 벽돌 살해사건의 가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대상에서 제외되자 해외 사례와 비교, 처벌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사진=TV조선 방송 캡처

17일 현행 형법에 따르면 1953년 형법 제정된 후 바뀌지 않은 미성년자의 기준은 만 14세 미만으로 '형사미성년자'의 범행은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만 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소년법상 보호처분의 대상이 돼 법원 소년부 판사가 정한대로 보호처분의 종류와 기간을 정할 수 있고 범행이 중한 경우 소년원에 송치될 수 있다.

만 10세 미만일 경우는 보호처분 대상도 될 수 없어 이번 용인 ‘캣맘’ 사건의 경우 현 현행법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고층에서 돌을 던져 행인이 사망하거나 다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여론은 더 들끓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의 한 초등학생이 아파트 10층 복도에서 아래로 돌을 던져 행인이 다쳤고 광주광역시 서구에서도 초등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던진 돌에 맞아 행인이 사망했다.

캣맘 사건과 두 사건 모두 형사미성년자라는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촉법소년은 4000여 명에서 1만여 명으로 늘었고 범죄 형태도 흉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해외에서는 온정주의보다는 엄격주의를 적용해 형사처벌 연령을 낮추고 있는 추세다.

외국의 경우 형사처벌 면제 대상이 미국은 만 6~12세, 영국과 호주, 홍콩 등은 만 10세, 네덜란드와 캐나다 등은 만 12세 이하로 한국보다 기준이 엄격하고 강화돼있다.

네티즌도 이번 캣맘 사건의 고의성을 성토하며 기준을 올려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가해자가 1.8kg의 벽돌을 그 자리에서 떨어뜨리지 않고 좁고 위험한 공간을 지나 다른 라인으로 이동해 떨어뜨린 점을 들어 고의성을 주장하고 있다.

용인서부경찰서 강력 4팀의 형사는 사건 당일인 8일 오후 4시 42분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3명이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살피다 그들의 행동이 뭔가 어색해 보여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들에게 의혹의 시선을 집중한 데는 다른 요인도 있었다. 8일 오후 5∼6호 라인 옥상에서 어린이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취를 확보해서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 감정을 의뢰한 상태였다.

형사들은 동시간대 다른 CCTV 영상을 분석해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A(10)군을 찾아냈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께 형사는 A군의 집을 방문, 부모 동의를 받아 조사했다.

옥상에 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A군은 "옥상에 올라간 적은 있지만, 돌은 던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같이 올라간 2명이 누구냐고 묻자 "걔네는 누군지 몰라요"라고 말했다.

초등학생이 생면부지의 아이들과 옥상에 올라가 함께 놀았다는 것은 선뜻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형사는 보강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A군 일행을 추적해서 B(11)군을 찾아냈고 결정적인 진술을 얻을 수 있었다.

B군은 "A군이 벽돌을 던졌다"고 말했고 A군 집을 다시 찾아가서 자백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2시간가량 조사하면서 사건 경위 등을 파악했다. 오후 9시께 A군과 부모가 경찰서로 동행해서 진술녹화를 했고 오후 11시 30분께 귀가했다.

A군은 "두려워서 부모에게 숨겼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고의성 여부에 무게를 두고 경찰은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A군 등은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5∼6호 라인 옥상으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됐다. 거기서 벽돌을 던지고서 다시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