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외신들이 중국과 가까워지고 미국과 멀어진다는 이른바 '중국 경사론'이 약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미국이 불참한 최근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이번 방미가 미국의 우려를 완화시킬 기회라고 전했다.

   
▲ 주요 외신들 "박근혜 대통령 방미, 중국 경사론 약화될 것"/사진=YTN 방송화면 캡처

NYT는 중국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친밀함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가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서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필수적인 동맹을 강화할 기회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외교에 도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선 장면이 일부에게는 거슬릴 정도로 단적인 이미지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으로 미국과 일본 당국자들의 심기가 불편했다고 상황을 소개했다.

WP는 미국이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을 공개 비판한 적은 없지만 오바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과 한국의 동맹 강화 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미 테리 전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담당 분석관은 WP에 "박 대통령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은 중국과의 전략을 분명히 표현할 기회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언론도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관계가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외교연구실의 위안정(遠征) 주임은 인민일보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 내에는 미국에 대한 한국의 태도에 변화가 나타났다는 인식이 있다"며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런 인식을 불식하려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위안 주임은 "있는 힘을 다해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은 동북아에서 한국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의 방미 목적은 오바마 대통령의 의도와 일치한다"고 해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 경사론의 불식을 박 대통령 방미의 특색으로 거론하면서 한국과 일본에 오바마 대통령이 상호 양보를 촉구했다는 점을 따로 강조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날 석간 1면의 머리기사의 제목으로 '북한의 핵 해결을 위해 한미일이 협력하기로 했다'는 문구를 제목으로 뽑았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일본 관계복원을 강하게 요구해 한국이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일본 외부성 간부의 말, "이웃 정상끼리 회담하지 않는 이상한 상태가 겨우 해소됐다"는 일본 정부 고위관리의 말 등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겠다는 의욕을 비친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