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미국에서 한 10대 소년이 총들고 셀카를 찍다가 오발로 숨진 사고가 일어났다./사진=MBN방송 캡처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자신의 목을 향해 총을 겨누거나 수류탄 핀을 뽑은 상태 등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셀카(셀프카메라)를 찍다 사망한 사람이 전세계에서 잇따르자 각국 정부는 셀카방지에 나섰다.

IT전문매체 매셔블에 따르면 올들어 전세계에서 셀카를 찍다가 사망한 사람은 최소 12명으로 상어의 공격을 받아 사망한 8명보다 많았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셀카 사망 사고가 가장 빈발했던 러시아에서는 정부가 셀카 위험 경고 캠페인에 돌입하는가 하면 미국 공원관리당국은 방문객들이 야생동물과 위험한 셀카를 찍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원출입 통제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셀카를 찍는 이유로 허세와 자아도취, 사이코패스적 경향을 꼽았다.

미국에서는 최근 한 남성이 자신의 목에 총을 겨누고 셀카를 찍던 중 실수로 격발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러시아에서는 올해 초 우랄산맥에서 수류탄에서 핀을 뽑는 동안 셀카를 찍던 남성 2명이 사망했고, 6월에는 모스크바 대교에 매달린 채로 셀카를 찍던 한 대학 졸업생이 숨졌다.

최근에는 17세 청년이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 지붕에 올라가 자신의 사진을 찍다 떨어져 숨졌다.

러시아 정부는 올들어 셀카로 인한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SNS에서 '좋아요 100만건'도 당신의 생명만큼 값지지 않다"는 정부 표어를 내걸고 셀카의 치명성에 대해 경고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러시아 정부는 소책자를 제작해 고압선이 설치된 철탑 위나, 달리는 열차 앞, 야생동물과 함께 있을 때 등 셀카를 찍으면 위험한 경우를 안내했다.

미국도 지난 8월 방문객들이 야생동물이 가까이 다가가 셀카를 찍으려자 결국 콜로라도주 워터톤 캐니언공원 관리당국은 공원 문을 닫았다.

공원관리자 브랜든 랜섬은 "방문객들이 셀카봉을 들고 곰과 가장 가까이 가기 위해 애쓰는 것을 실제로 봤다"면서 "일부는 곰과 반경 3m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관리당국도 셀카를 찍던 방문객들이 5차례나 들소에게 뿔로 들이받히자 경고표지판을 내걸었다.

호주 당국은 웨딩케이크처럼 생긴 바위 주변에 울타리를 쳤다. 너무 많은 신혼부부가 셀카를 찍으려고 바위 위에 올라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위험한 셀카를 찍는 이유로 허세를 1순위로 뽑았다.

작년 6월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의 구세주 그리스도상에 올라가 찍은 셀카 덕에 SNS에서 큰 화제가 됐던 사진작가 리 톰슨은 사람들이 궁극의 셀카를 찍는 이유에 대해 "본질적으로는 허세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내 사진과 같은 사진이 SNS를 통해 전세계에 뿌려져 화제가 되는 것을 보고 이를 자신이 유명해질 방법으로 여긴다"고 설명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은 SNS에 셀카를 많이 올리는 사람들이 자아도취와 사이코패스(폭력성을 동반하는 이상심리 소유자) 성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를 이끈 예세 폭스는 "위험한 셀카는 '좋아요'와 댓글을 고려했을 때 찍을만한 가치가 있다는 게 대다수 사람들의 판단"이라면서 "요즘에는 더 극단적인 셀카를 올릴수록 눈에 띄고 더 많은 '좋아요'와 댓글이 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