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는 대한민국 정체성, 스스로 매트릭스에 갇혀 있는 사람들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통해 편향과 거짓으로 점철된 언론과 교육, 왜곡된 신념을 아무 것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도서와 예술을 고발한다. 편향된 시각과 서술은 기본이고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우리나라 언론계 교육계에 자성을 촉구하고, 편향된 내용을 문화라는 이름으로 전하는 예술, 도서계의 반성을 꾀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시작했다.

자유북소리 코너의 문제의식은 공익을 내세운 공영방송까지 오염된 대한민국 언론계, 그릇된 방향으로 학생들을 호도하는 일부 몰지각한 교사들 교육현장, 386세대의 단골 레퍼토리를 답습하는 문화예술계에 있다. 향후 자유경제원은 자유북소리 코너를 통해 정기적으로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의 의견 및 제보 모두를 받아 대한민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자 한다. 아래 글은 자유북소리의 ‘도서고발’ 게시판에서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이 작성한 ‘종북 비호를 정의·진실·희생 따위로 미화하는, 만화 『빨간약』’ 칼럼이다. [편집자주]

 

   
▲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

종북 비호를 정의·진실·희생 따위로 미화하는, 만화 『빨간약』

영화 <매트릭스>는 우리가 거짓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진실은 우리가 노예라는 것이며 모든 감각이 마비된 채 감옥 속에서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는 깨어난 사람들도 있다. '빨간약’을 먹고 진실을 보게 된 사람들이다. 이 매우 철학적인 영화 <매트릭스> 이후, '빨간약'은 '진리’에 다가가는 매개체의 상징적 표현으로 줄곧 쓰여 왔다.

그런데 여기, '『빨간약』이라고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것들에 대하여’라는 그럴듯한 제목의 만화(도서출판 보리, 2015. 8. 권용득, 김성희, 김수박, 김홍모, 마영신, 한수자)가 있다. “대통령 선거에 국가정보원과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개입을 했는데도 세상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돌아가고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종북으로 매도되는 시대에 대한 짜증..”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만화는 전교조, 정의구현사제단, 비전향장기수, 남파간첩이 '억울하게’ 종북 몰이를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명백한 부정선거이고, 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그려내며 세대 간 갈등을 부치기는 모양새로 이 '빨간’ 만화는 끝을 맺는다.

책의 내용

1장,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

첫 장은 내란음모죄 이석기 옹호 행위로 사회적 비난을 받았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대한 옹호로 시작한다. 우리 주민의 생명을 앗아갔던 2011년 연평도 포격사건이 우리가 북한 앞바다에서 한미군사연합훈련을 했기 때문이라던 박창신 신부도 이 만화에서는 종북 몰이의 안타까운 희생양으로 그려진다. 과거 종교가 우리 사회에 '빛과 소금’ 그리고 올바른 '방향타’로서의 긍정적 기여를 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화의 완성을 넘어 민주주의 '과잉’의 2015년의 대한민국에서, 정의구현사제단이 품어온 '어린양’들은 지하혁명조직 RO의 조직원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전문시위꾼들이었다.

한 마디만 묻고 싶다. 왜 사제단은 북한 인권에 대해 단 한마디도 언급한 적이 없는가? 이 '부끄러운 마음을 아는 마음’ 챕터는 정의구현사제단이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선행을 베풀고 있는지 변명하듯 나열하다, 엉뚱하게도 세월호 참사로 야기된 일련의 사건들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했고 누군가의 가치관에 도전했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말로 마무리 된다.

2장, 나의 전교조 선생님

2015년 6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법외노조 판결을 받았다. 전교조 내 핵심간부로서 2008년 광우병 촛불 시위 파동을 앞장서서 주동한 것으로 해직 된 9명교사의 노조원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합법 노조의 지위를 포기한 것이다. 이로서 전교조는 조합비를 걷지 못 하는 등 여러 이권을 잃게 됐다.『빨간약』의 2장에서는 전교조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합법노조가 됐는지를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그려지는 전교조 선생님은 '언제나 학생 옆에서 편이 되어주는 따뜻한 동반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자. 전교조 내 최대 규모인 '역사교사 모임’ 소속 교사들에 의해 행해지는 反대한민국적 교육·역시 전교조 내 조직으로, 김일성의 대남적화 1차 자료들을 갖고 있던 것으로 이적단체 판결을 받은 박미자의 새시대교육운동 등은 이 칼럼에서 굳이 길게 언급하지 않겠다. 가치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전교조라는 조직이 노조로서 존치해야 할 만큼의 역할을 하고 있냐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전교조는 여러 종북 행위보다도 그 조직이 이미 '썩은’ 조직이기 때문에 도태 당했다.

전교조 조직 내에서 행해지는 수많은 범법 행위들이 조직원 보호의 명목으로 묵과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특히 많은 여교사들이 희생양이 됐다. 전북의 모 초등학교에서는 자신의 수업 방식에 불만을 토로한 학생을 '교사가’ 왕따 시킨 일도 있었다. 이는 왕따를 당하는 학생보다도 그 왕따 행위를 보고 따라 할 아이들에게 더 못한 짓이 된다. 문제는 인권위에 기소 된 이 교사를, 전교조 전북지부에서 '옹호 성명’을 낸 것이다. '학생의 인권 보호’를 내걸며 등장했지만 그들이 투쟁하는 대상은 조직원의 이권이었다.

한 때는 전교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젊은 교사들 사이에 낄 수 없다.’는 관습 아닌 관습도 있었으나, 현재 전교조 가입 신입교사 비율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이다. 전교조가 먹여 살리는 출판사만 여러 곳이기에 여전히 철옹성 같은 세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전교조가 법외노조 판결을 받을 때, 자신들을 위해 옹호 발언 해주는 제자 한 사람 없었다는 것을 진지하게 성찰해 봐야 할 것이다.

   
▲ 만화 '빨간약'은 전교조, 정의구현사제단, 비전향장기수, 남파간첩이 '억울하게’ 종북 몰이를 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명백한 부정선거이고, 이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젊은이들의 의견을 묵살하는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그려낸다./사진=만화 '빨간약' 스틸컷(자유경제원 자유북소리 게시판)


4장, 5장 두 할머니/진짜 간첩

이 두 장에서는 비전향장기수에 대해 그려내고 있다. 비전향장기수 중에서도 남파 간첩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다. 간첩들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을 빌려 대한민국 체제를 비판한다. 지금은 할머니의 나이가 된 여자 간첩은 '제국주의 미국이 나라를 지배하도록 놔둘 수 없다!’는 마음으로 '통일운동’ 즉 간첩을 자원했다. 이 장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나라가 아니다. 한반도의 민족 자체가 나라다. 따라서 통일운동을 하는 자신들이야 말로 '진정한 애국자’이므로 종북이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대사는 더욱 가관이다. “그거 아우? 윗집(북한)에서는 지금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무상교육을 12년으로 늘렸다더군. 여기서는 어린이집 보내는 것도 힘든데 말이야.”, “핵도 그래. 외세에서 얼마나 견제를 해. 자기들은 이미 몇 천 개씩 가지고 있으면서……. 그런 압박 속에서도 자주적으로, 주체적으로 연구하고 개발하고…….참 대단하지. 우리 민족이 참 똑똑해. 연방제 통일, 그게 불가능한 게 아니에요.” 이 장을 보고 긴가민가하고 있을 학생들을 위해 만화에서는 늙은 여간첩의 말을 듣는 소녀의 대사를 빌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얘기를 너무 확신을 갖고 하시니까……. 뭐랄까…….우리가 북한의 실상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진실’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지 않나?”

'진짜 간첩’장에서는 남파간첩이 1972년 이후부터 남파된 간첩은 더 이상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친일파를 뿌리로 둔 남쪽의 극우 세력은 어떻게든 북을 음해하고 모락해서 민족 분열을 부추긴다.”고 항변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19대 대선에 대한 부정선거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이 왜 문제가 되는가?

反대한민국 세력 중 조직력이 센 두 단체에 대한 변명, 비전향장기수의 입을 통해 찢어발겨지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그리고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치러진 대선에 대한 불복. 하지만 나는 이 만화를 관통하는 주제어가 '기만’이라고 본다. 자신들과 가정 거리가 있는 용어 이를테면 '정의’, '진실’, '희생’ 따위들로 본인들의 행위를 왜곡·미화한다.

물론,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선동이 된다든지 하지는 않는다. 대개는 이 책에 관심조차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책이 초·중·고 학급 도서관에 배치 됐을 때이다. 이 만화는 그 아이들을 대상으로 집필 된 책이다. 곳곳에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질 의문들을 대신 질문해 주고 답해주는 장치들이 있다.

이 만화의 구입처가 어디인지 조사해야 할 것이다. 만약 초·중·고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면 빼 내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건전한 가치관 확립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