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흥기 교수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두 번째 미국 공식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는 가운데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의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북핵 문제만 담은 공동성명을 처음으로 채택하면서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이나 핵·경제 병진 노선 추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의미가 크다.

한미 두 정상은 공동기자회견과 성명을 통해, 북한을 절대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 하고 북한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중국을 포함한 6자 회담 당사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정상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통일과 북한 인권문제 등 전반적인 대북정책과 관련해 별도의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대통령의 금번 한미정상회담은 나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쉬움과 우려도 있다. 바로 전시작전권 부분이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10월 15일 오후 워싱턴D.C.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국방장관회의를 갖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차질 없는 진행에 의견을 같이했다.

전작권은 한반도 유사시 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 현재 주한미군사령관이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장군에게 작전지휘권을 이양한 이래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군사령관으로부터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작전통제권이 이양되었고,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2월 전작권을 2012년 4월17일부로 한국 합참의장이 행사하도록 전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으나, MB정권에서는 2010년 6월 정상회담에서 제반 안보환경과 전략상황을 고려하여 2015년 12월1일로 연기한 바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두 번째 미국 공식 방문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하는 가운데 북한 문제에 대한 양국의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이번 함니정상회담에서는 북한·북핵 문제만 담은 공동성명을 처음으로 채택하면서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이나 핵·경제 병진 노선 추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은 의미가 크다. /사진=연합뉴스TV 캡쳐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에는 2015년 12월에 예정대로 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지만 대통령 취임이후인 2014년 10월23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출 때 까지 연기하고 2020년대 중반에 재결정하기로 하였다.

박 대통령은 금번 한미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반 동안 조건에 기반한 전작권 전환 연기 합의와 43년 만의 원자력협정 개정 등 민감한 현안을 모두 창의적으로 해결한 것에서 보듯이 한미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말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이 필요한 능력을 강화하여서 한반도의 방어에 필요한 능력을 가지고, 또한 궁극적으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순조롭게 할 수 있게 우리가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군의 단독 전투전력이 북한군 대비 ‘10% 우위’에 있다는 통계가 있다. 한국이 북한 상대로 압도적인 군사우위를 보유하는 것은 한마디로 한·미연합을 통해서이지 한국 단독으로는 아닌 것이다. 안보보장학의 대가 오르간스키Organski 교수는 상호간의 전력차이가 20% 이하라면 전쟁위험성은 50% 이상 증대된다고 주장한다.

전작권 전환 후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과 북한의 전력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 작업이 추진(2013년 4월 기준 70% 수준)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미연합사 해체 후 이를 대체할 어떤 계획과 준비가 마련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는 국민입장에서는 불안감이 들 수 있다.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능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위협이 여전한 현 안보상황에서 앞으로 전작권 전환(한미연합사 해체)이 완료되면 우리가 원하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일사불란한 한·미연합작전에 차질이 올까 걱정된다. /김흥기 모스크바 국립대 초빙교수· ‘태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