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의 탈TV 시청행태변화가 근본원인
지난 5일 MBC기자회는 최근 MBC뉴스 부진의 원인으로 침묵과 왜곡보도때문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MBC기자회는 "역사의 시계를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며 "그 결과는 처참했다."고 이슈누락보도로 인해 시청률급락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MBC기자회는 `뉴스의 정상화`를 위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돌입과 동시에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렇다면 MBC기자회에서 주장하는 대로 MBC뉴스의 부진이 편파왜곡보도 내지 이슈누락때문인었을까

꼭 그렇지만도 않을 거라는 근거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전반적인 TV시청자들의 이탈이다. 스마트폰,인터넷 등 뉴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전통적 미디어인 TV시청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메인뉴스도 이러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Pew Research Center의 2010년 조사결과에서도 국내/국제 뉴스를 가장 많이 얻는 미디어는 지난 10년간 ‘TV’였으나TV라고 응답한 비율은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로 나타났다. 라디오와 신문도 마찬가지로 하락추세였으나 인터넷만 상승추세를 보였다.

또 MBC뉴스데스크의 시청률하락이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라는 조사결과도 나와있다. AGB닐슨의 조사결과 2001년 메인뉴스 시청률은 KBS가 20%, MBC는 14.1%, SBS는 9.6%였으나 2011년 조사에서KBS는 18.3%로 소폭하락에 그치며 여전한 강세를 이어나갔고SBS는 12.9%로 상승하였다. 반면 MBC뉴스는 9.8%로10년전에 비해 4.3% 급락하였다.


출처 : AGB닐슨
▲출처 : AGB닐슨



AGB의 시청률조사에 의하면 김재철사장이 취임한 2010년 2월이후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9.3%에서 9.8%를 기록하여 이전 사장이었던 엄기영사장(2008년 2월 29일 ~ 2010년 2월 8일,제27대) 당시 시청률 9.2%내지 9.5%와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볼때 MBC뉴스시청률하락은 MBC기자회의 주장처럼 김재철사장(2010년 3월 ~)이나 전영배 보도본부장, 문철호 보도국장 등 경영진들의 잘못이라기 보다근본적인고 구조적인 시청률 하락원인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일부시민단체를 중심으로이명박정권이후 MBC뉴스의 연성화 내지 친정권적인 보도때문에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MBC뉴스는 MB정권이 출범한 2008년 2월 25일이전인 2006년에도 9%, 2007년에는 9.7%로 최근 4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MBC뉴스 부진의 원인과 관련하여 지상파TV 시청행태의 변화를 주요인으로 꼽았다. 지상파의 본방시청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MBC뉴스데스크를 많이 시청하던 젊은층은 이탈한 반면 장년노년층은 여전히 KBS1을 통해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하나의 부수적인 요인으로 메인뉴스전에 방영되는 드라마 영향을 들었다. 최근 KBS1의 일일드라마는 강세였던 데 반해 MBC 일일드라마는 약세여서 뉴스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드러났다는 것이다.

그는 MBC뉴스의 부진에 대해뉴스프로의 생명은 품격과 질이므로 이런 부분에 대한 개선노력과 내부구성원의 조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MBC기자회의 성명전문.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사퇴를 요구한다.
- 뉴스 개선은 인적 쇄신부터!


지난 1년, MBC뉴스는 추락을 거듭했다. 4.27 재보궐 선거 편파, 장관 인사청문회 의혹 축소, KBS 도청 의혹 보도 통제, PD수첩 대법원 판결 왜곡, 내곡동 사저 편파, 10.26 재보선 불공정, 한미 FTA 반대 집회 누락과 편파, 미국 법원의 BBK 판결문 특종 홀대, 그리고 최근 김문수 경기지사의 119 논란 외면까지. 숱한 이슈를 다룰 때마다 MBC뉴스는 일관되게 비정상적인 길을 걸었다. 역사의 시계를 87년 민주화 이전으로 되돌렸다고 해야 할 정도의 침묵과 왜곡의 연속이었다.

그 결과는 처참했다. 시청자들이 떠났다. 우리 스스로 쫓아냈다. 신뢰도와 시청률이 동반 추락했다. MBC뉴스가 이슈를 외면하자, 시청자들이 MBC뉴스를 외면한 것이다.

부끄러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총선과 대선이라는 보도의 공정성이 한층 더 요구되는 새해를 맞아 MBC 기자들은 처절하게 반성한다. “공정방송, 인권존중, 보도의 자율과 독립”을 명시한 공영방송 MBC의 방송 강령을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해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에게 마음 깊이 사죄드린다.

뉴스 시청률이 급락하자 사장은 보도국 간부들과의 끝장 토론을 소집했고, 이른바 <뉴스 개선안>을 공개했다. “뉴스데스크 시간대 이동과 대표 리포터제 도입 검토”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좋은 방송을 위한 뉴스 개선 논의라면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 개선의 첫 번째 과제는 ‘뉴스의 정상화’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에서는 뉴스 파행에 대한 성찰도, 취재. 편집 판단이 마비된 현실에 대한 진단도 없다. 뭘 해도 안 되니 일단 바꿀 수 있는 건 다 바꿔 보자는 즉흥적 처방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재 처한 상황을 외면 혹은 은폐하는 이번 논의에 동의할 수 없으며, 더구나 이미 신뢰를 상실한 보도 책임자들이 현재의 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선 어떠한 논의도 진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따라서 우리는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 돌입을 선언하며, 동시에 두 보도책임자가 뉴스 파행의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사랑하는 MBC뉴스, 사랑하는 후배들을 위해 희생정신으로 이른 시일 안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한다.

사장도 후임 보도본부장과 국장의 기용에 공정방송을 실현할 의지와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한다. 이 같은 우리의 요구가 무시된다면, 제작 거부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

2012년 1월 6일
MBC 기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