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 교회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가 이탈리아 바티칸에서 열려 최종보고서 제출이 하루 남은 상황이지만 갈등만 심화되는 상황이다./사진=JTBC화면 캡처.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가정을 주제로 한 가톨릭 교회 제14차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최종보고서 제출이 하루 남은 상황이지만 이혼과 동성애 등 민감한 주제를 둘러싸고 오히려 갈등만 심화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보수파와 개혁파에 이어 지역간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포용' 계획이 주교들을 갈라놓고 있다"며 "교리 수호에 초점을 맞춘 사람들과 이혼자, 동성애, 한부모, 동거커플 등에 개방적인 태도를 원하는 사람들간의 깊은 단절이 시노드를 통해 드러났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교회와 현대 세계에서 가정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바티칸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시노드는 3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24일 교황에게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시노드 개막을 전후해 교황은 여러 차례에 걸쳐 교회의 보다 열린 태도와 분권화를 주문했지만 현재까지 논의 추이만 보면 보고서에 동성애와 이혼, 낙태 등과 관련한 전향적인 내용이 담길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통주의자들의 입장의 너무 강경해서 민감한 이슈들에 대해 발빠른 변화가 나올 가능성은 상당히 옅어졌다"고 말했다.

교계 주간지인 내셔널가톨릭리포터의 토마스 리스는 WP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며 "세상에 무언가를 약속하지만 의회가 실행을 가로막는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시노드 기간 보수파와 개혁파의 대립은 곳곳에서 노출됐다.

13명의 보수파 주교들이 지난 5일 교황에게 직접 전달한 서한에서 "이번 총회에서 새로 도입한 토론절차는 논란이 있는 중요한 문제들의 결론을 미리 정한대로 낼 수 있게 설계됐다"고 주장한 사실이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지역 대립 구도도 나타났다.

이혼 가정과 동성애자 등을 좀 더 포용하자고 주장하는 진보파에는 독일 대표단을 필두로 서유럽, 아시아, 미주 주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반면, 전통 보수파에는 아프리카와 동유럽 출신 주교들이 포함돼 있다.

기니의 로버트 사라 추기경은 동성애와 낙태, 이슬람 극단주의를 20세기의 나치 파시즘과 공산주의에 비교하며 이러한 이슈가 '유럽중심적'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