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보유 인정못해" vs "미국 핵위협 대응한 정당한 핵보유"

   
사진=jTBC 캡처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제70차 유엔총회가 중반으로 향하는 가운데 유엔에서 '북핵 문제'를 놓고 남북한 간 날 선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유엔총회 산하 각 위원회 회의에서 북한 또는 핵 관련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남북한은 앞다퉈 발언권을 신청해, 서로의 주장을 반박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선 북한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군축문제 등을 다루는 유엔총회 산하 제1위원회 회의에서 강명철 참사관이 발언권을 신청해 "핵을 보유한 국가들의 다른 나라에 대한 핵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 핵문제를 거론했다.

이어 강 참사관은 "유엔은 전 세계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할 협상 착수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있은 하루 뒤인 21일 김영무 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가 나서 우리 정부가 일관되게 제기한 대로 북한의 잇단 핵 및 미사일 개발을 규탄했다.

그러자 이에 발끈한 북한이 답변권을 신청, 일본과 우리 정부를 잇따라 겨냥해 포문을 열었다.

북한은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해야 한다'는 일본의 잇단 주장을 거론해 "일본 정부의 입장은 뻔뻔한 사기"라며 "일본은 겉으로는 평화를 추구한다면서도 군국주의의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남한의 반대와 부인에도 북한은 엄연한 핵보유국"이라며 "북한의 핵 억지력은 동북아 번영을 위한 확고한 수단"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내놓았다.

이에 질세라 우리 정부 역시 답변권을 신청해 "어느 유엔 회원국도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할 수 없으며,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팽팽한 의견 대립을 보인 남북한은 23일에도 핵 문제로 일전을 치렀다.

심지어 이날 열린 1위원회 회의의 주제가 우주·항공 분야를 다루는 '외기권'(外氣圈)이었는데도 양쪽은 북핵 문제를 고리로 상대방을 몰아붙였다.

먼저 북한은 "우주개발국가의 한곳인 북한은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 원칙에 따라 위성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북한은 외기권의 평화적 이용을 주장할 수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활동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 쪽 유엔대표부 관계자는 "유엔총회가 중반으로 향하면서 북핵 문제 등 구체적 사안과 관련된 회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유엔총회 기간 남북한 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