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변동 없이 증량만 늘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최근 오리온이 대표 상품인 포카칩에 이어 초코파이까지 가격 변동 없이 증량하는 등 '착한과자'를 향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 오리온은 최근 포카칩과 초코파이 제품의 가격을 변동 없이 10% 가량 증량했다./오리온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74년 출시돼 연 매출 1000억원이 넘는 메가브랜드이자 '국민간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오리온의 초코파이가 이유있는 변신을 했다.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가격 변동 없이 11.4% 증량한 것이다.
 
오리온측은 제품 증량을 단행한 것에 대해 포장재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에 따른 이익을 소비자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리온 초코파이의 개당 중량은 35g에서 39g으로 늘어났으며 초콜릿 함량을 13% 늘리는 등 맛 개선도 함께 이뤄졌다. 오리온은 특히 이번 증량으로 인해 초코파이의 생산에만 약 30억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가 국내에서만 연간 45000만개가 판매되는 것을 고려했을때 이번 증량을 통해 전 국민이 한개씩 먹을 수 있는 분량인 5000만개 가량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더 제공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간식' 초코파이가 이같은 변신을 하게 된 것은 오리온의 '착한 포장 프로젝트' 덕이다.
 
그동안 제과업계는 "질소를 샀더니 덤으로 과자를 주더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만큼 과대포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아왔으며 지난해는 대학생들이 과자 봉지로 뗏목을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과대 포장에 대한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았다.
 
또한 실제 소비자연구문제소 컨슈머리서치에서 국내 4개 제과업체에서 판매하는 과자 20종의 포장비율을 측정한 결과 17개 제품의 내용물 부피가 포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처럼 과대 포장이 사회적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오리온은 21개 제품의 포장재를 축소하고 8개 제품의 양을 순차적으로 늘리는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달께도 포카칩을 가격 변동 없이 10% 증량했던바 있다. 오리온 포카칩은 9월 생산분부터 기존 60g 규격은 66g으로, 124g 규격은 137g으로 양을 늘렸다.
 
오리온은 최소한의 질소충전으로도 부서지지 않으면서 양을 늘려 담기 위해 생산공정을 개선했고 그 결과 제품 내 빈 공간 비율을 환경부에서 정한 '봉투 포장 과자류'에 허용되는 35%보다 낮은 25% 미만으로 낮추기도 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와 포카칩에 앞서 리얼치즈칩, 눈을 감자, 와우껌, 고래밥 등의 제품 역시 증량했으며 올 3월에는 연간 약 88톤의 포장재 잉크 사용량을 줄여 원가를 절감, 2차 포장재 개선을 진행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경우 생산비만 연간 약 30억원의 차이가 날 정도로 최고 경영진의 결단 없이는 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아직 어떤 제품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증량 개선은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