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에만 약 2조5000억원 늘어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파로 주택 거래량 증가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반영된 데다 한동안 감소 양상을 보였던 신용대출이 1조원 넘게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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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은행의 가계대출이 이달에만 약 2조5000억원 늘어났다./사진=김상문 기자 |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시중은행의 이달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말(738조5511억원)보다 2조4998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영업일 기준으로 불과 2주 만에 전월 증가액(1조7992억원)을 뛰어넘었다. 현재와 같은 추세대로라면 신학기 이사수요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 폭이 컸던 지난 2월(+3조931억원)보다도 대출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 주담대는 587조1823억원으로 전월(585조6805억원) 대비 1조5018억원 증가했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지난 2월 토허제 해제로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면서 대출수요를 끌어올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월 주택 매매 거래량은 5만698건으로 전월 대비 32.3% 늘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4743건)가 전월(3233건) 대비 46.7%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던 신용대출 증가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02조6658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1조595억원 늘었다.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6435억원 증가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신용대출을 받아 저점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리인하 기대감과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를 자극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우려도 크다. 당국은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토허제로 인한 주택거래는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에 반영됨에 따라 4월 이후가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필요시 은행권에 자율관리를 강화하는 등 선제적 대응을 당부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 9일 '가계대출 점검회의'에서 "2분기에도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대출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권이 더 적극적이고 자율적으로 월별·분기별 경영목표에 맞춰 가계대출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 확대, 모든 가계대출에 대한 소득자료 관리 강화, 부동산 연계대출 인프라 구축 등 올해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제시한 주요 과제도 차질없이 이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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