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미국발 관세전쟁…"아직 안심 이르다" 지적도
2025-05-13 14:02:20 |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美 국채금리 급등·한국 경기침체 우려 등은 여전히 변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동안 전 세계 시장의 긴장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던 미국과 중국의 소위 '관세전쟁'이 어느 정도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미 증시가 랠리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협상 예정국들의 경우 여전히 변수가 남아있는 상태라 상황이 종료됐다는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미국 국채금리가 또 다시 급등하는 등 미국발 불확실성 재료 또한 여전히 상존하는 상태다. 주요 경제분석 기관들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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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5개월 연속 경기 하방압력을 예고하면서 “국내 경기가 단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미 증시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바닥을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가 2.81% 오른 것을 위시해 S&P500 지수는 3.26%, 나스닥 무려 4.35% 급등했다.
특히 소위 ‘서학개미’로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다수 매수한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상승했다. 아마존이 8.07%, 메타가 7.92% 급등했으며 테슬라도 6.7%, 엔비디아는 5.44% 올랐다.
이번 상승의 재료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에서 나왔다. 양국은 지난 주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협상을 갖고 현재의 관세율을 125%포인트(p) 인하하는 한편 90일간 관세 유예를 선언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대중 관세는 30%, 중국의 대미 관세는 10%로 각각 인하돼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우호적인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30%나 10%라는 숫자보다도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시장의 결코 침체 수준까지 몰고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감지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여러 협상의 국면이 남아있긴 하지만 적어도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이 다시 살아났다는 의미다.
물론 모든 상황이 다 우호적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이를테면 간밤 미국 국채금리는 재차 급등했다.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상승한 4.47까지 오르며 재차 4.5%와의 거리를 좁혔다. 10년물 국채금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자 하는 최고의 지표로 알려져 있어 이번 상승은 미 정부의 또 다른 움직임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경우로 넘어오면, 지난 12일 미중 관세협상 소식이 장중에 전달되면서 양지수가 상승하긴 했지만, 간밤 미 증시가 급등했음에도 13일 오후 양지수의 흐름은 오히려 지지부진한 편이다. 그나마 코스닥이 약 0.8% 오르고 있긴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0.2% 정도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한국의 관세 협상이 반드시 중국의 선례를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계심에 덧붙여 우리나라 경제 특유의 우울한 전망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대로 낮춰 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5개월 연속 경기 하방압력을 예고하면서 “국내 경기가 단기 침체가 아닌 구조적 둔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KDI는 지난 8일 발표한 중장기 분석에서 2025~2030년 평균 잠재성장률을 1.5%로 제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