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축산 ‘첫발’…저메탄 사료 소재 개발
2025-05-14 14:00:00 |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농진청, 4년 연구 ‘티아민 이인산’ 첨가 특허
한우 급여시 메탄 18% 저감, 생산성도 유지
연간 온실가스 85만8000톤 감축 기대
실증·안전성 검증 거쳐 상용화 추진 예정
한우 급여시 메탄 18% 저감, 생산성도 유지
연간 온실가스 85만8000톤 감축 기대
실증·안전성 검증 거쳐 상용화 추진 예정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한우의 장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18% 줄일 수 있는 사료 소재가 국내 기술로 개발돼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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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추가축 메탄저감 효능 평가단계./자료=농진청 |
저메탄 사료 소재 개발은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 가능한 축산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로, 한우·젖소 등 반추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 대비 28배 높은 온실가스로 지목돼 왔으며, 이를 줄이는 기술은 축산업의 환경 부담을 줄이고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국내외적으로 강화되는 온실가스 규제에 대응해 탄소배출권 비용 부담을 낮추고, 저탄소 인증 축산물 생산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2030년까지 한·육우 사료의 30%를 저메탄 사료로 전환할 계획에 있어, 메탄저감제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메탄저감제는 현재 국내에서 등록된 제품은 유럽 DSM사가 개발해 2024년 9월에 등록이 완료된 3-NOP(3-Nitrooxypropanol) 한 종류다. 또 현재까지 메탄저감 효능이 있는 첨가제로서 공식 인정한 국가는 EU·일본·등 소수이며, 등록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도 3-NOP 한 종류에 불과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2025년 농촌진흥청 농업 연구개발(R&D) 혁신 방안 중 탄소감축 실천 기술개발의 하나로 한우의 메탄 발생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사료 소재인 ‘티아민 이인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티아민 이인산’은 비타민 B1의 활성형 물질이다. 반추 가축의 위 안에 있는 메탄 생성 관련 조효소와 결합해 메탄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개발에 앞서 연구진은 축산분야 메탄 감축을 목표로 최근 4년간 200여 종 이상의 식물 소재·해조류·화합물 후보물질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반추 가축의 위 안에 있는 미생물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티아민 이인산을 선발해냈다.
티아민 이인산을 사료에 첨가해 한우에 급여한 결과, 무첨가 사료를 급여했을 때보다 평균 18.3%(kg당 223.1g증체→182.3g)의 메탄 배출량이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사료 섭취량과 성장률은 유지돼, 생산성 저하 없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됐다.
2024년 기준 통계청 가축동향조사를 근거로 국내 사육 한우 341만 두에 티아민 이인산을 적용할 경우, 연간 약 86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정부의 축산분야 탄소 감축 목표인 330만 톤 중 26%에 해당한다.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메탄저감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나, 효과적으로 인정된 물질은 제한적이며, 개발된 3-NOP의 경우 개발부터 등록까지 수십 년이 소요된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된 티아민 이인산은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농진청은 이번 저메탄 사료 소재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앞으로 기술이전을 희망하는 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기술을 이전, 티아민 이인산을 활용한 메탄저감제 등록과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엔 개발된 티아민 이인산은 산업계에서 대량으로 제조·판매되는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대량 생산 체계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메탄저감제로써 등록되기 위해서는 메탄저감제 실험기관으로 등록된 기관의 평가를 거쳐 사료공정 심의와 등록 절차 등을 통과해야 한다. 약 1년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다.
임기순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원장은 “융복합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저메탄 사료 소재 기술은 축산분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라며 “앞으로도 축산분야가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