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와 전문성 교류 확대 및 협력 확대
AI 홍수예보·디지털트윈 등 국내 첨단기술 소개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환경부는 12일부터 14일까지 세계기상기구(WMO),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람사르협약 사무국, 스위스 연방환경청과 협력 확대를 위해 이병화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스위스 현지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logical Organization)는 1950년 설립돼 전 세계 193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유엔산하 전문기구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회에는 물 관련 활동을 총괄하는 수문의회(Hydrological Assembly)를 설치, 각국의 홍수나 가뭄 등 물 재해 대응을 위한 기술개발과 보급, 정보교류를 주도한다.

   
▲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과 양자면담 중인 이병화 환경부 차관./사진=환경부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은 1948년 스위스 글랑에서 설립된 세계 170여 개국에서 약 1만7000명 이상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는 세계 최고, 최대 규모의 국제 환경단체다.

람사르협약은 생태·사회·경제·문화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습지의 상실과 침식을 억제하기 위해 1971년에 채택된 국제환경협약으로, 우리나라는 1997년에 가입했으며, 2008년 창원에서 제10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대표단은 이번 방문을 통해 세계기상기구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인공지능(AI) 홍수예보, 가상모형(디지털트윈) 등 우리나라의 첨단기술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기후위기시대 물 재해 대응 기술의 표준으로 삼기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한 세계적으로 환경분야 국제협력의 후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 예정된 국제회의를 대비해 우리나라와 유사 입장국인 스위스와의 협력을 강화했다.

이 차관은 14일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기상기구 본부에서 열린 셀레스테 사울로(Celeste Saulo)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세계기상기구의 수문·수자원분야 전문성과 국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공지능 홍수예보, 디지털트윈 등 우리 기술을 개발도상국 등 회원국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환경부 소속기관인 한강홍수통제소를 통한 세계기상기구와의 상호 기술 및 정보 협력을 비롯해 환경부 산하 수문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과 세계기상기구 간의 수문분야 교육과 교류 방안 등도 함께 논의했다.

이 차관과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이어진 업무협약식에서 각 기관의 대표로 참여해 홍수와 가뭄 관리 등 수문·수자원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서로 공유하고 기술개발 및 보급을 위해 적극 협조하기로 합의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사무총장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을 비롯한 한국의 협력에 감사를 표명하며 “인공지능(AI) 홍수예보와 같은 한국의 첨단기술이 극한 기후로 고통받는 최빈개도국, 군소도서개발국을 포함한 전세계의 물재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날 업무협약식에서는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이 세계기상기구와 수문조사 교육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에 앞서 대표단은 협약 체결 전날인 13일 스위스 글랑에 있는 생물다양성 분야 대표 국제기구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을 방문해 그레텔 아귈라(Grethel Aguilar) IUCN 사무총장과의 양자면담을 진행했다. 

이 차관은 기업, 지자체, 시민사회 등 다양한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자연공존지역(OECM), 자연자본공시(TNFD) 등 우리의 정책을 소개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등 신규 협력 분야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한국 정부와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지속적인 협력 확대를 위해 우리나라 전문가의 세계자연보전연맹 진출을 적극 고려해줄 것도 요청했다.

자연공존지역(OECM)은 자연휴식지, 하천 특별보전지구 등 보호지역 규제는 없으나, 보전에 기여·관리되는 지역이다. 자연자본공시(TEND)는 기업이 자연과 관련된 위험과 기회를 재무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관리하는 방안을 투자자에게 공개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사무총장은 향후 아시아, 특히 한국 전문가의 새로운 시각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한국이 아시아에서 유일한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주요 협력국으로 활동해 준 것에 대해 감사를 전하며 지속적인 협력 강화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진행된 람사르협약 사무총장과의 양자면담에서 이 차관은 우리나라가 발의한 습지도시인증제의 성과를 알리고, 보호지역 확대에 민간참여 활성화 방안으로 추진 중인 전 국토의 30%를 보전·관리하는 ‘30x30 얼라이언스’의 계획을 설명했다. 

무손다 뭄바(Musonda Mumba) 람사르협약 사무총장은 습지도시인증제와 같은 우리나라의 습지 보전 노력에 감사를 표하며, 보호지역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 참여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아울러 올해 7월 개최될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이 차관은 12일에도 스위스 연방환경청사에서 펠릭스 베어틀리(Felix Wertli) 스위스 연방환경청 환경대사와 양자면담을 가졌다. 

양측은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 예정인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글로벌 적응목표(Global Goal on Adaptation), 야심찬 2035 국가감축계획(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7차 보고서 발표 일정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베어틀리 환경대사는 올해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플라스틱협약의 성안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5.2)를 개최할 계획임을 설명하며, 한국 정부의 협력을 요청했고, 이에 이 차관은 작년 11월 부산에서 개최했던 고위급 회담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 정부도 아시아 지역 주요 고위급 참석이 예정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 등에서 플라스틱협약의 타결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병화 환경부 차관은 “세계기상기구와의 수문·수자원 분야 기술협력을 통해 범지구적 물재해 대응에 기여하는 한편, 세계기상기구가 보유한 방대한 전문성과 국제 협력망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우수한 물재해 대응기술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며, “다양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협력은 계속되고 있고, 한국의 그린리더십을 지속 강화해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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