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물보안법 재추진…“K-바이오업계, 기회와 도전 동시에 온다”
2025-06-05 12:59:24 |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중국 주요 바이오 기업들 2032년까지 미국 시장 사실상 퇴출
K-바이오, 단기적 수혜 기대…장기적 경쟁력 강화 플랜 필요
K-바이오, 단기적 수혜 기대…장기적 경쟁력 강화 플랜 필요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미국의 생물보안법 재추진 움직임에 따라 국내 바이오업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전 세계 바이오 산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에서 중국 바이오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실제로 시행될 경우 국내 CDMO(위탁개발생산) 분야를 중심으로 반사수혜가 기대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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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생물보안법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 및 정무위원회 소속 게리 피터스 의원은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생물보안법의 재도입을 거론하기도 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인의 건강정보와 유전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외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중국의 대표적인 바이오 기업들을 지목해 우려 기업에 포함시켰으며 우시바이오로직스, BGI 그룹 등은 2032년까지 미국 내 사업에서 사실상 퇴출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거래하던 글로벌 제약사들은 새로운 공급망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특히 한국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에스티팜 등 국내 CDMO 기업들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제약사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생물보안법 효과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가고 있다. 셀트리온, 에스티팜 등도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며 중국 기업의 시장 이탈로 인한 수주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기업의 미국 시장 퇴출로 인한 공백을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메우고 있다”며 “글로벌 CDMO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히 기업 간의 경쟁 구도 변화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공급망 재편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제약사들은 의약품 생산, 임상시험, 원료의약품(API) 등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한국 기업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PwC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국 의존도는 70~80%에 달해 대체 공급선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생물보안법이 본격 시행되면 유럽, 일본, 인도 등 글로벌 경쟁국들도 미국 바이오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 간의 경쟁과 함께 글로벌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는 유럽과 아시아 기업들까지 새로운 공급망 파트너로 부상하며 국내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과 기술 혁신 압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 정부의 정책 변동성과 의약품 관세 인상 등으로 인한 새로운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글로벌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준수, 생산능력 확대, 기술 혁신 등 경쟁력 강화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기관은 국내 바이오 기업이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외교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누릴 수 있도록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 통과는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기술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단기적 수혜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구조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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