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브로맨스' 파국…"매우 실망" vs "배은망덕"
2025-06-06 16:49:50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서로를 향해 노골적인 비난을 하며 대선 과정부터 이른바 '브로맨스'를 자랑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파국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 발언과 자신이 설립한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머스크는 자신 소유인 엑스를 통해 종일 공개 설전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 우리가 더 이상 좋을지 모르겠다, 나는 놀랐다"라고 말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예전 같을 수 없단 뜻을 내비쳤다.
이어 "나는 일론을 많이 도와줬다"며 "그는 나에 대해 가장 아름다운 것들을 말했고 개인적으로 나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것(나쁘게 말하는 것)이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가 자신의 감세 법안을 비판한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머스크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보도되는 와중에 엑스를 통해 즉각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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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머스크는 "승리를 위한 얇고 아름다운 법안"이란 글을 처음 올린 뒤 자신의 감세 법안 비판 이유로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을 지목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반격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 법안에서 전기차·태양광 인센티브 삭감을 유지해라, 하지만 법안 속의 역겨운 특혜의 산더미를 차버려라"고 하면서 "크고 추악한 법안 또는 얇고 아름다운 법안 중 하나를 가져야 한다, 얇고 아름다운 것이 정답"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또 자신이 이 법안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거짓"이라면서 "이 법안을 내게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고, 의회에서 거의 아무도 읽어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한밤중에 통과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 당시 자신의 도움 없이도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도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했을 것이며 공화당은 상원에서 51대 49가 됐을 것"이라며 "아주 배은망덕하다"고 쏘아붙였다.
머스크의 이런 반응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내가 그에게 떠나라고 요청했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요하는 정책을 빼앗았다"며 "그리고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고 직격했다.
특히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 바이든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며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연방 정부 계약 파기를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곧바로 "대통령의 정부 사업 취소 발표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또 보수성향 정치평론가의 '트럼프는 탄핵돼야 한다'는 엑스 게시글을 재게시하면서 "예스"라고 적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외 경제 정책인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관세로 올 하반기 경기 침체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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