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투톱체제 전환…전략통·영업통 시너지 기대
2025-06-24 15:15:48 |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권혁웅 한화오션 부회장·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 내정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화생명이 다시 각자대표 체제를 가동한다. 한화그룹은 신임 대표에 ‘전략통’ 권혁웅 한화오션 부회장과 ‘영업통’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을 내정하면서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과 함께 생명보험업계 ‘빅3’로 불리는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이 1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4% 감소하며 순이익 기준 업계 4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이번 인사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 업계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화그룹 사장단 일부 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그룹 인사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7년간 한화생명을 이끌던 여승주 부회장은 경영지원실장에 내정됐다. 한화그룹은 7월 1일자로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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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권혁웅·이경근 한화생명 각자대표 내정자./사진=한화생명 제공 |
권 내정자는 비보험업 출신이나 40여년 간 전략·인사·지주 경영을 두루 경험한 전략통으로 꼽힌다.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화학공학 석·박사를 받았다.
1961년생인 권 내정자는 1985년 한화에너지에 입사해 한화에너지·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 등의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한화 지원부문 총괄 시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이후 한화오션의 초대 대표를 맡아 지난해 상반기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권 내정자는 인공지능(AI), 신사업에도 조예가 깊은 만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김동원 사장은 현재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로 인도네시아 은행, 손해보험사 인수 및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한화AI센터 설립 주도 등 신사업 진출과 글로벌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권 내정자는 주요 보직을 거친 전문 경영인으로 AI 시대를 맞아 한화생명의 사업 다각화와 지속 성장을 이끌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1965년생으로 1991년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에 입사한 후 보험영업의 주요 보직인 지점장, 지역단장, 지역본부장, 보험부문장을 두루 거친 ‘정통 보험영업 전문가’다. 한화라이프에셋 대표, 한화생명 강북지역본부장, 고객지원실장, 전략추진실장, 사업지원본부장, 보험본부장장을 역임했다.
이후 2022년부터 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를 맡아 흑자전환과 함께 GA업계 1위사로 이끌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매출은 2022년 9020억원에서 지난해 2조 1100억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당기순이익 680억원을 기록하며 첫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이 내정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대표를 지내면서 2023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로부터 1000억원 투자 유치를 받았으며, 지난 2월에는 부산에 본사를 둔 아이에프씨(IFC)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완료하는 등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성장에 기여했다.
한화생명은 이 내정자 취임 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IPO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21년 출범 당시부터 IPO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영업 현장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어려운 보험업계 영업 환경을 극복할 적임자”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