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1300회 넘는 지진 발생…지역 주민 대피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일본 가고시마현 도카라 열도에서 5일 오전 6시 29분께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진원 깊이는 약 20km로, 쓰나미(지진해일) 우려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 아쿠세키지마에서 피신하는 주민들./사진=연합뉴스

일본 기상청은 당초 지진 규모를 5.3으로 발표했다가 5.4로 상향 조정했다. 이번 지진으로 도카라 열도의 아쿠세키지마(惡石島)에서는 진도 5강의 강한 흔들림이 관측됐지만,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뜻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 발생 시 해당 지역에서 느껴지는 체감 강도와 주변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인 개념이다. 진도 5강은 대부분의 사람이 붙잡을 곳 없이 걷기 어려울 정도의 강한 흔들림을 의미한다.

도카라 열도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1300회가 넘는 소규모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 각각 기록된 300여 회의 군발지진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지진이 계속되며 불안감이 커지자 아쿠세키지마 주민 13명이 이미 가고시마시로 피신했고, 추가로 20여 명이 섬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도카라 열도 군발지진 이전부터 홍콩 등지에서는 만화가 다쓰키 료의 '내가 본 미래 완전판' 등을 근거로 일본에서 올해 7월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7월 5일 오전 4시 18분이 대지진 발생 시각이라는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본 기상청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도카라 열도 지진과 대지진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연간 2000회, 많을 때는 6500회의 진도 1 이상 지진이 발생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예언이 맞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은 언제든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나라로, 평소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지진설의 여파로 관광객 추이에도 영향이 나타났다. 지난 5월 일본을 찾은 홍콩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1.2% 감소했으며, 한국에서도 일본 여행의 안전 여부를 묻는 문의가 최근 여행업계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일 중국대사관 역시 전날 SNS를 통해 자국민들에게 지진 등 자연재해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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