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의 흥행 기세가 그야말로 ‘기록 파괴적’이다. 천만 관객이라는 기념비적인 고지를 밟은 이후에도 관객 동원 속도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탄력이 붙었다. 이제 영화계에서는 1500만 명 돌파는 물론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 2위인 '명량'과 '극한직업'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데이터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주말(3월 13~15일) 사흘 동안에만 무려 125만 3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로써 누적 관객 수는 1346만 7838명을 기록, 개봉 31일 째 천만 관객을 돌파한 지 단 9일 만에 300만 명이상을 더 끌어모으는 기염을 토했다.
일반적인 천만 영화들이 목표 달성 후 관객 수가 완만하게 감소하는 ‘드롭(Drop)’ 현상을 보이는 것과 달리, '왕과 사는 남자'는 오히려 상영 회차가 거듭될수록 입소문이 강력해지는 양상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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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3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이제는 조심스레 '명량'과 '극한직업'의 관객 기록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형국이다. /사진=(주)쇼박스 제공 |
실제로 평일에도 15만 명 이상의 관객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주말 관객 동원력은 전주 대비 큰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상회하는 등 이례적인 ‘역주행급 뒷심’을 발휘 중이다.
‘베테랑’·‘괴물’ 추월… 역대 흥행 7위로 점프
현재 '왕과 사는 남자'의 성적은 역대 한국 박스오피스 전체 순위에서 이미 7위에 안착했다. 기존 7위였던 '베테랑'(1341만 명)과 8위 '괴물'(1301만 명)을 단숨에 제치고 올라선 수치다. 이제 이 영화의 앞에는 '명량'(1761만), '극한직업'(1626만),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 '국제시장'(1426만) 등 전설적인 기록들만이 남아 있다.
영화계 전문가들은 지금의 추세라면 이번 주 내에 '국제시장'과 '신과함께-죄와 벌'를 추월해 역대 한국 영화 흥행 TOP 3 내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개봉 6주 차임에도 불구하고 좌석 점유율이 30%대를 상회하고 있어, 1500만 관객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명량’의 1761만 명, 사정권 안에 들어오나
일부 분석가들은 조심스럽게 역대 1위 '명량'의 기록 경신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다. '명량'이 개봉 당시 신드롬을 일으키며 빠르게 관객을 모았던 것과 비교해, '왕과 사는 남자'는 10대부터 70대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관객층과 ‘N차 관람(반복 관람)’ 열풍이 더해져 장기 흥행의 토대가 더욱 탄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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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량'과 '극한직업'의 관객 수는 범접 불가한 숫자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왕과 사는 남자'의 폭발적 흥행으로 이제 그 숫자도 충분히 추격 가시권에 들었다. /사진=CJ ENM 제공 |
배급사 쇼박스 관계자는 “유배지 영월에서 펼쳐지는 단종(박지훈)과 촌장(유해진)의 인간적 교감이 관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며 전 세대의 공감을 끌어낸 것이 결정적”이라며 “글로벌 시장인 북미에서도 한국 영화 최고 기록을 경신 중인 만큼, 국내에서도 전례 없는 기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 하나는, '왕과 사는 남자'의 영화관 매출액은 이미 '명량'의 턱 밑까지 왔고, '극한직업'도 곧 넘어설 것이라는 점이다.
16일 현재 '왕과 사는 남자'는 영화관에서 총 1300억 원을 벌어들였다. 이는 역대 영화관 매출 2위인 '명량'의 1357억 원에 근접했고, 역대 1위인 '극한직업'의 1396억 원에도 100억 원 이하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티켓 가격이 이전에 비해 많이 오른 영향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이 따뜻한 '사극 소동극'이 과연 '극한직업'의 1626만 명을 넘고 '명량'의 전설적인 대기록까지 갈아치우며 ‘21세기 한국 영화의 새로운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 영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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