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견희 기자]고물가로 1만 원 이하 식사를 찾기 힘든 '런치 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격을 되레 낮추는 초저가 경쟁에 돌입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메뉴로 꼽히는 편의점 도시락 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진 직장인과 학생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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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브랜드 버거 서면점 매장 전경/사진=신세계푸드 제공 |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편의점 도시락의 평균 가격대인 5000~6000원선을 밑도는 초저가 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 버거는 최근 2000원대 단품 버거 라인업을 강화하며 커피 한 잔보다 싼 버거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또 노브랜드 버거는 이달 22일까지 점심 시간 동안 인기메뉴 세트 5종을 5000원에 판매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편의점 삼각김밥 두어 개 가격으로 즉석 조리 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 지갑을 연다는 전략이다.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 역시 '마요 시리즈' 등 3000원대 메뉴를 내세워 소비자 발길 모으기에 나섰다. 물가 상승세 속에서 주력 메뉴 가격 상승폭을 최소화하고, 식재료 구성을 효율화한 저가형 신메뉴를 출시해 편의점 도시락 대비 가격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써브웨이 역시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써브웨이는 4300원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고정 레시피 메뉴인 '피자썹'을 출시했다.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도 한입에 먹기 좋은 간식 빵 등으로 구성한 990원짜리 '한입 브레드 라인업'을 새롭게 내놨다.
식사뿐만 아니라 음료 시장에서도 이 같은 초저가 바람이 불고 있다. 2020년 전국 3000여 개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저가 커피 4대장(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더벤티)의 합산 매장 수는 올해 1만 개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밥값에 육박하는 프리미엄 커피 대신 저가 커피 시장 역시 '커피 한 잔 1000~2000원'이라는 가격 방어선이 소비자들에게 강력한 구매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물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먹거리 물가 부담이 임계점에 다다르면서 소비자들이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확실하면서도 저렴한 제품을 찾는 극가성비 소비 상태로 돌아섰다.
실제로 지난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외식 물가 상승률은 2.9%를 기록하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0%)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3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에선 편의점 가격대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해야 '런치 노마드(점심 유목민)'를 매장으로 끌어들일 유인책이 된다.
다만 초저가 초저가 전략은 단기 집객과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는 이점이나 판관비(판매관리비) 급등에서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인건비, 물류비 등 고정비 부담이 역대 최고치인 상황에서 본사 주도의 초저가 경쟁은 가맹점 마진율 약화와 수익 구조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외형 성장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가격 인하 경쟁은 브랜드 기초 체력 소진은 물론, 본사와 가맹점 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비용 상승분을 흡수하면서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을 수립하는 것이 초저가 전쟁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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