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플레이·자동 전투 결합…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구조 구축
규제·팬덤 변수 상존…장르 이해도 경쟁력 좌우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방치형과 서브컬처 수집형이 결합한 저비용·고수익 모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짧은 플레이 세션과 자동 전투, 애니메이션풍 캐릭터 기반 수집 구조가 대형 IP와 결합되며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도 단기간에 의미 있는 매출을 창출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방치형·서브컬처 조합은 최근 1~2년 사이 국내 게임사 실적 발표와 마케팅 현장에서 핵심 장르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 MMORPG나 콘솔 프로젝트 대비 초기 개발 투자와 라이브 운영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는 반면 팬덤 기반 과금 구조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지도가 높은 원작 IP를 활용할 경우 초기 이용자 유입과 설치 전환율이 높아져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는 평가다.

◆"주류로 부상하는 서브컬처"…팬덤 기반 수익성 확보

   
▲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가 개발한 서브컬처 수집형 RPG '블루 아카이브/사진=넥슨 제공


이 같은 흐름은 마케팅 전략 변화와도 맞물린다. 방치형·서브컬처 게임은 짧은 영상과 캐릭터 중심 이미지로 게임의 핵심 요소를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숏폼 중심 광고 환경에 적합하다. 업계에서는 “15초 내외 영상에서 전투 장면, 가챠 연출, 캐릭터 이미지로 핵심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성우 보이스, 일러스트, 가챠 연출 등을 활용한 다양한 광고 소재를 AI(인공지능) 기반 도구로 빠르게 제작할 수 있어 광고 효율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다. 팬덤 기반 장르 특성상 초기 유입 이용자의 과금 전환율이 높은 데다 커뮤니티와 2차 창작을 통한 자연 유입 효과가 지속된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라이브 서비스 운영 방식 역시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기존 MMORPG가 대규모 레이드나 확장팩 중심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던 것과 다른 방식이다. 방치형·서브컬처 게임은 단기 이벤트와 한정 캐릭터, 코스튬 추가만으로도 매출 변동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용자는 짧은 시간 내 반복 접속과 보상 수령, 자동 전투 기반 성장 확인에 익숙해져 있어 운영 측면에서는 수치 밸런싱과 캐릭터·일러스트 공급 중심으로도 서비스 유지가 가능하다.

◆"팬이니까 잘 만들기 바란다"…장르 이해도 따른 리스크

   
▲ NHN 수집형 RPG 어비스디아 스토리모드./사진=어비스디아


다만 장기 성장성 측면에서는 한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방치형·서브컬처 게임의 주요 이용자층이 제한적이고 서로 중복되는 구조로 동일한 고가치 이용자를 두고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 투자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존재한다. 단기간 수익 회수가 가능한 장르로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며 개발 기간이 길고 기술 투자가 필요한 PC·콘솔 및 신규 장르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여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콘솔과 멀티 플랫폼 중심의 IP 경쟁이 강화되는 가운데 특정 장르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중장기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 실적에는 긍정적이지만 기업 가치 평가에서는 포트폴리오 리스크 요인으로 반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서브컬처 장르 특유의 팬덤 리스크도 변수다. 성우 교체, 일러스트 수정, 세계관 설정 등 비교적 작은 이슈조차도 고정 소비층인 팬덤에서는 민감한 문제로 확산된다. 여기에 확률형 아이템 규제, 청소년 보호 기준, 선정성 및 폭력성 관련 정책 변화가 결합될 경우 해당 장르는 규제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일부 국가에서 콘텐츠 수정 요구나 광고 제한이 발생할 경우 IP 이미지와 매출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방치형·서브컬처 게임이 당분간 모바일 시장의 주요 수익원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비용·고위험 구조의 대형 프로젝트 대비, 검증된 BM과 팬덤 기반 구조를 활용해 안정적으로 실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정 장르와 과금 구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신작 성과나 규제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쳐 장르가 주류로 부상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구매력도 강화됐지만 장르 특성상 캐릭터나 스토리에 대한 팬심이 강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르 이해도가 높은 개발자의 역량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