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삼성·현대차 등 파업 움직임 포착
향후 파업 움직임 확산 우려…생산 차질 현실화 가능성
기업들 대응책 마련 어려움 호소…정치권도 보완 목소리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 내에서 파업 움직임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법 시행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노조들이 잇따라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노사 갈등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향후 파업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수 있어 산업계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산업현장 내에서 파업 움직임이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이 원청 교섭 투장 선포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27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가 하청 근로자들의 교섭에 응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원청이 교섭에 나오지 않으면 7월 15일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7월 15일 총파업 이후로도 진전이 없으면 8월 26일과 9월 3일에도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속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현대자동차 측에 교섭 요구 공문을 발송했으나 현대자동차 측은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다. 사용자성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교섭에 응할 경우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물연대 등 파업 움직임 연쇄 발생

현대자동차 외에도 산업현장 내 파업 움직임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서 BGF리테일에 원청 교섭 요구에 나섰다. 하지만 BGF리테일 측이 교섭을 거부하자 5일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특히 화물연대 조합원이 물류 수송차량을 막다가 숨지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갈등은 격화되는 분위기다. 정부에서는 사고 이후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 문제를 넘어선 상황”이라고 밝혔다가 노조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 노조도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측은 성과급을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 또는 영업이익의 10% 중 직원이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임금 6.2% 인상과 자사주 20주 지급 등을 제안했으나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노조 측은 총파업에 따른 가동 중단과 설비 복구 비용 등을 합쳐 30조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도 임금 인상을 놓고 사측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5월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법원에서 의약품 품질 유지와 직결되는 공정에 대해서는 파업을 제한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해당 공정 인력을 제외하고 파업을 강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파업의 경우 노란봉투법과 직접적인 연관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이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산업계의 시각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조들의 요구가 전보다 과해졌다는 인식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과도한 요구를 들어주기 어렵다 보니 노사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시작”…산업계, 파업 확산될까 ‘노심초사’

문제는 노조들의 파업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원청 소속 노조들은 향후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본격화되면 파업 움직임이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동차·조선·철강 등 강성 노조가 중심이 된 업종을 중심으로 파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또 하청 노조 역시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원청 중심의 교섭 구조와 낮은 처우 개선 속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상황인데,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책임을 직접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하청 노조의 투쟁 수위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 내에서는 원·하청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인 쟁의행위가 이어진다면 생산 차질과 공급망 불안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들은 대응책 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노란봉투법의 해석과 적용 범위가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분쟁 발생 시 대응 방향을 사전에 설계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기업들은 교섭 전략 수립은 물론 법적 리스크 관리에도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서도 노란봉투법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과 관련해 “반도체는 한 번 공정이 멈춰 서면 되돌리기 힘든 치명상을 입게 된다. 직접적 영업이익 손실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신뢰까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반도체가 GDP 성장률 55%를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 경제를 볼모로 주주 이익과 국민의 미래를 훼손하는 행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정부의 일방적 노조편향 정책이 자리한다”며 “대표적 사례가 노란봉투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산업 현장의 혼란 해소를 위해 노란봉투법은 즉각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을 등에 업고 얼마나 많은 노조가 파업을 이어갈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게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라며 “노란봉투법이 노사 갈등은 물론 노노 갈등까지 불러일으키며 갈등을 심화시키고, 현장 내 이해관계 충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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